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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첫고비 넘겼다.. 첫 BW 사채권자집회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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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상환 4개월 연장 등 회사측 제안 개인들 수용
용선료 협상 등 난항 예상.. 아직은 정상화 장담 못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오는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358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채권단 공동관리의 중대 고비였던 첫 번째 사채권자집회에서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인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다만 다음 달 1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다가오고 용선료 협상 전망도 어둡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채권단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사채권자집회 가결, 한숨 돌려

19일 채권단과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열린 '신주인수권부사채(BW) 78회'의 사채권자집회에서 채권 만기 연장안이 가결됐다. 사채권자들이 보유한 채권액 358억원 중 168억원가량이 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이 중 130억원이 안건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권자집회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미상환잔액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출석한 사채권자의 3분의 2 이상, 미상환잔액의 3분의 1 이상 찬성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집회 안건은 가결된다.

한진해운이 내세운 조건은 23일로 예정된 조기상환일을 4개월 늦춰 9월 23일로 변경하고 회사가 부채비율을 100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를 삭제하는 것 등이다. 그 대신 사채권자가 원할 경우 사채 원리금을 갚는 대신 회사 주식을 나눠준다. 사채권자가 한진해운의 자사주로 교환할 것을 원할 경우 이사회를 통해 그 가격을 결정한다. 이사회 개최 전날을 기준으로 1개월간, 1주일간, 당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값)를 평균한 가격과 이사회 전날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비교해 둘 중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 4일 열린 사전 설명회에는 70~80여명이 몰려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이날 집회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채권자 보호를 위해 교환가격을 일정 비율 할인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다음 주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50%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대신 할인율을 최대한 적용하기로 약속하면서다. 하지만 이날 회사 측은 처음 제시한 안건을 고수했다.

■긴장 늦추지 못하는 채권단

채권단은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다음 달 1900억원 규모 '71-2회' 회사채의 만기가 다가온다. 자율협약 돌입의 전제조건으로 꼽히는 용선료 협상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날 사채권자집회에서도 용선료 협상에 대한 설명은 따로 진행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 때처럼 사채권자집회 통과가 안 된다고 해서 채권단이 방향을 틀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사채권자집회가 통과돼 연체가 아닌 상태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만기연장, 주식교환 등 이번 채권자집회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단위농협이나 신협 등 상호금융 보유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집회가 열리면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