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초소재인 구리가 3년 뒤인 2019년부터 수요초과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빌리턴이 전망했다. 태양력, 수력,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이 구리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내수로 성장동력을 이동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도 구리 수요 확대를 부를 요인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BHP는 26일(현지시간) 구리 부존량 세계 5위 지역인 호주 올림픽댐의 채굴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BHP 올림픽댐 구리광산의 자산 부문 사장 재키 맥길은 "구리 수요의 불을 댕기는 것은 재생가능 에너지"라면서 "에너지원이 무엇이건 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신에너지 금융(BNEF) 추산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전세계 전력 생산에서 태양력이나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의 2배인 46%에 이르게 된다. 또 향후 25년간 에너지 투자의 3분의2 수준인 12조2000억달러가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재생가능에너지 부문은 특히 구리 수요가 많다.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풍력, 태양력, 수력발전 설비에는 전통적인 발전설비보다 최대 12배 더 많은 구리가 들어간다.
맥길은 생산된 전기가 이동하는 전선부터 발전기 부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구리 수요 증가가 수요초과 상태를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리는 태양력(광)부터 풍력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전력을 전달하는 최고의 전도체"라면서 "재생가능 에너지 부문은 상당한 규모의 구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수요초과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칠레구리위원회(CCC)는 중국의 수요 증가로 2018년 이후 구리 평균가격은 지금보다 30% 높은 톤당 6330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서 소비되는 구리의 절반은 발전소로 들어간다.
광산업체들이 구리 채굴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 증가분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가격 폭락으로 중단된 투자를 재개해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BHP는 2023년에는 구리 공급 부족분이 400만톤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길은 호주 최대 지하광산인 올림픽댐의 구리 생산량을 2021회계연도까지 15% 늘린 23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리는 앞으로도 한동안 약세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20년까지 구리 공급이 매년 3% 정도씩 증가해 수요를 웃돌 것이라면서 2020년까지 구리 채굴능력이 450만톤 넘게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2011년 최고치 뒤 반토막 난 구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면서 지금의 약세장이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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