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테마파크'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완다시티'로 대표되는 중국 자본과 '디즈니랜드'로 대표되는 외국 자본의 싸움이다. 중국 테마파크 산업은 성장성이 높은 '블루오션'이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개장 첫 주말을 맞은 완다시티에서 디즈니의 캐릭터인 '백설공주'와 '캡틴 아메리카'의 분장을 한 연기자들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완다시티는 중국 부동산재벌 완다그룹이 난시성 난창시에 32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들여 만든 대형 테마파크다.
또 완다시티 내 상점에서는 일본의 '포켓몬스터'와 미국 드림웍스의 '쿵푸팬더'를 닮은 장난감을 팔고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디즈니는 블룸버그에 "디즈니는 지적 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저작권 침해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완다그룹은 "완다몰에 입점한 개별 가게들이 운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디즈니는 55억달러를 들인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오는 6월16일 정식 오픈한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디즈니랜드를 겨냥해 "중국에선 20년간 돈을 못 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공격을 계속해 왔다. 이에 지적 재산권 침해 사례가 일어나자 디즈니가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 신경전까지 벌어질 정도로 중국 테마파크 산업의 잠재력은 높다. 미국 컨설팅 업체 에이컴은 완다시티, 디즈니랜드 등 대형 테마파크가 문을 연 후 연간 방문객이 2억2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1억2000만명 규모였다. 중국 당국은 중산층 증가에 힘입어 현재 6100억달러 규모인 관광산업이 오는 2020년까지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에는 이미 테마파크 300여 곳이 운영 중이다. 중국 미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에 새로 개장한 테마파크가 21곳이며, 현재 20곳이 건설 중이다. 완다그룹도 오는 2019년까지 중국 5개 도시에 대형 테마파크를 만들 예정이다. 중국 내 대형 테마파크가 늘어나고, 디즈니랜드까지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중신건투증권의 제니퍼 조 관광부문 애널리스트는 "최근 10년 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쇼핑 뿐만 아니라 '경험'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많은 테마파크 업체들이 중국에서 기회를 노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완다시티는 티켓 가격을 디즈니랜드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장기적인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짝퉁 이미지'로는 높아진 관광객 수준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의미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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