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출발부터 여야간 정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총선 이후 정책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기싸움을 펼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안을 모색하고 좋은 정책을 성안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5월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3당은 4·13 총선의 핵심공약과 민생·경제 관련 법안으로 정책 대결을 펼치기에 앞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저마다의 색깔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 "새인물로 정책도 쇄신"
우선 새누리당은 정책 '헤드쿼터'에 새 인물을 대거 수혈했다. 새출발하는 정책위원회에 거물급 초선 정책전문가를 배치한 것. 총선 참패 이후 침체됐던 분위기를 전환하고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내세워 쇄신과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정책위 산하 민생·일자리·미래·청년소통 등 4개 특위의 부위원장을 모두 전문가 출신의 초선 의원으로 선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의원은 민생특위에, 기획재정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경호 의원은 일자리특위에 각각 배치해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현장감 있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20대 국회에서 정책정당을 실현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 1회 정도 모여 분야별 과제를 선정하고 대안을 수립하는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정책 다양화에 박차
더불어민주당은 정책 보폭 넓히기에 나섰다. 여야 3당이 제1순위 정책과제로 손꼽는 민생·경제 분야뿐 아니라 환경, 교육, 복지 등에 대한 정책 마련에도 손을 뻗으며 외연 확대에 나선 것이다. 실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미세먼지와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제도가 화두로 올랐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미세먼지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떠는데 정부는 경유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어떻게 이런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관심하고 무능하다"고 꼬집으며 "더민주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미옥 원내부대표는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방침을 지적하며 국무총리 산하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원내부대표는 "국방부는 설익은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대체인력 문제는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 국가 인력정책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다함께 열공모드
국민의당은 이날 제8차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을 열고 '공부하는 정당'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당은 5월초부터 7차례의 워크숍을 열었지만 20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6월말까지 매주 화·수·목요일 오전 7시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개최해 정책공부의 강도를 높여나가겠다는 목표다.
워크숍에는 소속 의원 38명 중 34명이 참석하는 등 높은 호응을 보였다.
이른 시간에 진행된 탓인지 몇몇 의원이 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메모를 하면서 강연을 경청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20대 국회 첫 워크숍을 스타트업으로 한 것은 지난 총선때 당이 내세운 과학기술혁명, 교육혁명, 창업혁명이라는 방향을 지킨다는 의미"라며 "정책을 통해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는 국민의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6월1일 주제인 '공교육의 사교육 극복방안'을 비롯해 일자리 예산, 동북아 국제정세와 한반도, 전관예우와 기득권 카르텔, 한국형 복지국가 전략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룰 계획이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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