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줄줄이..수사 가속도, 유해성검증 소홀 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고위층 관계자를 줄줄이 소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가습기 살균제 판매 당시 두 회사의 실무 책임자를 소환한 검찰은 3일에는 과거 최고경영자를 소환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65) 등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살균제 출시 및 판매 과정에서 제품 유해성 검증에 소홀한 점이 없었는지 등을 확인했다.
■컨설팅사에 떠미는 롯데마트, 검찰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노 대표는 "롯데 제품으로 피해를 본 가족 및 유가족 여러분께 어떻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할지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 대표에게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표는 2004∼2007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2010년부터는 같은 회사 대표이사를 맡아 제품 판매와 광고 등 주요 업무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했다.
롯데마트는 안전성 검사를 포함해 제품 개발.제조 등 업무 일체를 미국계 자체브랜드(PB) 전문 컨설팅사인 데이먼에 맡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검찰은 노 대표 등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한 롯데마트측 관계자들 역시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한 과실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에서는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모씨가 이날 오전부터 소환조사를 받았다. 김 전 본부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허위 광고 등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본부장은 2004년 홈플러스가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한 인물이다. 또 2006년 마케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가습기 살균제의 판촉.광고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홈플러스 전 일상생활용품팀장 조모씨, 전 법규기술팀장 이모씨도 이날 소환조사를 받았다.
■홈플러스 이승한 전 회장 등 3일 소환조사
검찰은 당분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3일에는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73),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70)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 두 사람은 해당 업체들이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판매할 당시 최고경영자로 있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으며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신현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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