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당국과 투자자들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발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MSCI신흥시장 지수 편입은 시장에선 호재로 분류한다. 중국 당국과 많은 투자자들이 A주(내국인 전용주식)가 MSCI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 외신과 시장전문가 등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MSCI 편입이 좌절되면 1년 전과 같이 폭락 장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4일 중국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MSCI 편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이날 상하이 종합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한 뒤 오전에 2822.06까지 밀린뒤 2843.46까지 상승하는 등 롤러코스트 장세를 연출하다 전날보다 0.32%(9.12포인트) 오른 2842.19에 장을 마쳤다. 선전 증시도 급등락을 거듭한 뒤 0.33%(32.57포인트) 오른 9895.15에 마감됐다. 이는 MSCI 편입 여부가 불투명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치빈 국제협력부장은 지난 12일 상하이 금융가에서 열린 루자쭈이 포럼에 참석해 A주의 MSCI 편입과 관련 "우리는 너무 오래 기다릴 수 없다"며 "조만간 편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A주 시장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이론적으로 A주가 빠진 글로벌 지수는 불완전하다"고 말해 편입 당위성을 강조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취에보 부소장도 "지난 1년간 상하이 당국은 MSCI가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MSCI 편입에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해 MSCI 편입 결정이 연기되면서 중국 증시가 폭락한 바 있어 중국 증감회와 상하이증권거래소는 MSCI가 지적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올해도 MSCI 편입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으며 편입 되더라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컨설팅업체인 IMA아시아의 리처드 마틴 부사장 발언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의 부실 대출이 MSCI 편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MSCI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마틴 부사장은 "중국의 무수익여신(NPL)과 특별관리대출을 합치면 총대출의 5% 수준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실제 수치가 14%에 이른다고 지적했다"면서 "상당한 악성 부채를 보유한 상장 기업의 주식을 누가 사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메릴린치도 A주의 MSCI 편입 여부가 반반 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단순히 MSCI 지수만 좇는 수동형 펀드 메니저들은 A주의 편입을 찬성하고 있지만 전체 고객의 6분의 5를 차지하는 능동형 펀드 메니저 중 상당수는 편입을 반대하거나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추이웨이 애널리니스트는 "A주의 MSCI 편입이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인 영향은 모두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CI 편입이 이뤄지면 내년 6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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