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의 승기하수처리장 이전을 둘러싸고 기초지자체와 환경단체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14일 인천시와 남동구에 따르면 승기하수처리장 이전부지로 남동유수지가 유력 후보지로 부상하자 해당 기초지자체와 지역 환경단체가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승기하수처리장은 1995년 설립된 남동공단과 연수구 지역 생활하수.공장폐수 처리시설로 노후화돼 지난해부터 남동유수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돼 왔다.
남동유수지가 하수처리장 유력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자 해당 자치구인 남동구는 혐오시설 이전을, 환경단체는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서식지 파괴 등을 이유로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장석현 남동구청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가 남동구와 연수구, 남구의 홍수예방 저류 기능을 하는 남동유수지로 하수처리장을 이전하려 한다"며 "이곳은 홍수방재시설뿐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서식지가 있어 하수처리장 이전장소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 구청장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승기하수처리장의 이전을 막을 것"이라며 "승기하수처리장 이전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지역 환경단체로 구성된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승기하수처리장이 남동유수지로 이전될 경우 현재 도래하는 조류 120여종 중 멸종위기종 1,2급의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청다리도요(전세계 개체수의 1%) 등의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며 "단기적이고 경제적인 측면만을 고려한 이전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시민간담회를 열어 주민의 의견을 수렴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예상보다 반발이 강해 해결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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