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중국에서 투자받았다고 광고해 투자자를 끌어 모아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로 인터넷 쇼핑몰 업체 W사 대표 강모씨(47)를 구속하고 회사 관계자 4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강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 5월까지 15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404억여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사업' '세계 경제 안정화를 끌어낼 유일한 플랫폼' 등 허황한 설명을 하며 참가자들에게 한 달에 최대 10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광고했다.
W사의 '사업 아이템'은 경매 방식의 인터넷 쇼핑으로, 이 과정에서 아이템 구매 등의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고가의 상품을 정가의 10%에 불과한 금액에 살 기회를 준다고 했다.
강씨는 "하루에 경매를 144회 실시할 수 있으며 회당 참가자를 100명만 모아도 참가자들에 대한 아이템 판매 수익금이 월 43억원에 달한다"고 투자자들을 꼬드겼다.
그러나 강씨가 약속한 '경매 쇼핑' 시스템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W사 수익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 외에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강씨는 유명 호텔 등에서 연달아 사업설명회를 열어 신규 투자자를 더 끌어모았다. 이들에게서 받은 돈은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했다.
전형적인 '폰지 사기'(ponzi scheme) 수법이었다. 폰지 사기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수익을 지급하는 사기 행위를 말한다.
올 3월에는 중국 업체가 W사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는 보도자료를 냈고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신규 투자자가 급증했다. 실제로는 중국 업체로부터 한 푼도 투자받지 못했다.
W사는 이렇게 끌어모은 거액의 투자금을 대부분 방만한 경영으로 날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전체 투자자에게서 끌어모은 404억원 중 선순위 투자자에게 돌려준 돈은 101억원에 불과했다. 남아있는 돈도 50여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250여억원을 9개월 동안 다 썼다는 얘기여서 그 사용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강씨는 회삿돈을 빼내 전세 보증금으로 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수신 업체에 투자하면 금융 관련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해 피해 보상이 어렵다"면서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업체는 유사수신 업체일 가능성이 크니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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