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종료를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3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우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슬람 성지 중 하나인 메디나의 대표적인 모스크인 마스지드알나바위(예언자의 사원) 근처 검문소 주차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범은 검문소 주차장 인근에서 식사하던 경찰들에게 다가가 폭탄 조끼를 터트려 자폭했고 이로 인해 보안요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크게 다쳤다.
메디나는 메카와 함께 이슬람 최고 성지로, 다른 곳보다 경계가 삼엄한 만큼 자살폭탄 테러는 이례적인 일이다.
같은 날 사우디 동부 카티프주의 한 모스크 주변에서도 자살 폭탄 테러범이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는 자살 폭탄 테러범 시신과 함께 터진 차량 폭탄도 발견됐다.
인명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며 당시 예배를 드리던 신도들은 무사히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새벽 사우디의 항구 도시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인근에선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비원 2명이 다쳤다.
사우디 내무부는 미국 총영사관 옆에 있는 병원 주차장에 다가오는 테러범을 경비요원들이 제지하자 폭탄 조끼를 터트려 자폭했다고 밝혔다.
테러범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경비원 2명은 경상을 입었으며 병원 주차장의 차들도 일부 파손됐다.
3건의 테러 모두 범인과 배후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무슬림 국가들은 이날 사우디에 대한 폭탄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 최고 성지 중 한 곳을 공격했다는 것은 테러리즘에 종교나 신앙 또는 인간애가 없음을 확인시켜줬다"고 비난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모스크 근처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해 이슬람교도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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