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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부산 향토빵집 명품정항우케익 정대영 기술상무 "아버지 회사 부도 아픔 딛고 재도약"

[fn이사람] 부산 향토빵집 명품정항우케익 정대영 기술상무 "아버지 회사 부도 아픔 딛고 재도약"

"고객들이 항상 갓 구운 따뜻한 빵을 맛볼 수 있도록 정성과 함께 끊임 없이 새로운 메뉴 개발 열정으로 감동을 드리겠습니다."

부산의 대표적 향토빵집으로 꼽히는 ㈜명품정항우케익의 정대영 기술상무(35.사진)는 13일 우리나라 케이크의 대표인물로 불리는 아버지 정항우 회장의 경륜과 자신의 젊은 감각을 합쳐 제2의 신화를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의 둘째아들인 정 상무는 가업을 잇기 위해 17년간 일본,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 전 세계 베이커리 업계를 두루 거친 기술자다.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에 버금가는 후각과 미각을 가졌다는 평을 듣는 정 상무는 부도가 난 정항우케익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항우케익은 1998년 부산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케이크 전문점이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부산 대표관광상품으로 선정되고 한때 부산, 울산, 경남, 경북, 청주까지 70여개 점포를 운영하며 성장가도를 이어갔다. 그러나 서울 입성을 앞두고 2006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부도상황을 맞았다.

당시 일본 도쿄제과학교에 재학 중이던 정 상무는 집안이 어려워지자 빵집, 우동집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했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1시간 이상 왕복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하고 편의점 음식인 컵라면, 도시락,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베이커리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정 상무는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의 연속이었지만 아버지를 생각하고 내면의 강인함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공부하는 동안 주력 품목인 케이크뿐 아니라 빵과 초콜릿, 마카롱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두루 습득하고 귀국한 정 상무는 아버지와 함께 2013년 부산 남포동에 첫 점포를 개점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부산 광안동에 현 정항우케익 본사를 설립했다.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레시피를 변경하는 등의 노력으로 현재 매장을 45개까지 확장시키며 재기에 성공했다.

정 상무는 "마카롱이나 도지마롤과 같이 최신 유행을 항상 체크하고 신메뉴 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해운대 아파트 대단지 쪽에 정항우케익 브랜드로 빵 전문 직영점을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우리나라에는 빵집에서도 케이크를 함께 하다 보니 빵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거의 없다"며 "제대로 된 빵 전문점을 내 하루에 서너번을 굽더라도 고객들이 항상 따뜻한 빵을 드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일곱살 때부터 포장 등 아버지를 도와 베이커리를 접하게 됐다는 정 상무는 "한 기업의 대표지만 솔선수범해서 일을 하시는 아버지를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운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한편 정 상무는 내년 경기도 지사 개설을 통해 수도권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직 수도권 시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천천히 익힐 생각으로 경기도 진출을 계획 중"이라며 "정직하고 신선한 재료와 위생상태로 고객들을 속이지 않으면 그에 대한 보답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