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이 수년 내 왕위를 왕세자에게 넘기고 물러나겠다는 '생전 퇴위' 의향을 밝힌 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 정부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14일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몽골에서 15~16일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하네다 공항에서 "여러 보도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이런 보도에 대해 일의 성격 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보도는 알고 있지만 정부로써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스가 장관은 일왕의 생전 퇴위의 뜻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스가 장관은 생전 퇴위를 위해 '황실전범'을 개정할 것인지와 향후 일왕 일가의 감소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내각·관방·황실전범 개정 준비실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생전 퇴위를 위한 황실전범 개정 등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행 '황실전범'에 살아 있는 일왕의 양위에 관한 규정이 없다.
그러나 국정 운영과 구별되는 상징적 존재인 일왕의 성격상 국정 총책임자인 총리와 정부 대변인이 나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몽골에 도착한 이후 차히아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회담한다. 또 15~16일에는 독일, 유럽연합(EU),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대통령과도 잇따라 회담할 예정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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