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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총리, 안전성 점검 약속 불구 성난 시위대에 6시간 갇혀

"전자파 관련, 인체 미치는 영향 미미하다"
"안전 문제 있으면 사드 배치 안한다" 밝혀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사드 배치지역인 경북 성주를 방문, 전자파와 관련해 안전성 점검을 약속했다. 그러나 황 총리는 성난 주민들로부터 계란과 물병에 맞고, 타고 간 미니버스 안에 갇힌 채 6시간30분 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수난을 당했다.

■황 총리 "안전문제 있으면 사드 배치 안해"

이날 오전 황 총리는 헬기를 타고 경북 성주 군부대에 도착해 사드 배치지역을 둘러본 뒤 오전 11시께 성주군청을 찾았다.

황 총리는 성주시청 앞에서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설명회에서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 총리는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 도발을 하고 있다"며 "국가의 안위가 어렵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가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다시 한 번 충분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께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주민 여러분들이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총리는 "어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와 유사한 레이더의 전자파를 검토한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총리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와 유사한 레이더의 전자파를 검토한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자파와 관련해 10번, 100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총리, 6시간30분 동안 '수난'

황 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정부관계자가 이날 오전 11시35분 청사 정문 앞 계단에 들어서자 곧바로 날계란 2개, 물병 등이 날아들어 황 총리 등에 맞았다.

하지만 20분 가까이 황 총리 설명을 듣던 주민들 사이에서 갑자기 욕설과 함께 정부관계자들 쪽으로 물병 수십 개와 계란, 소금 등이 날아들었다. 황 총리는 셔츠와 양복 상·하의에 계란분비물이 묻은 상태로 주민에게 "사드 배치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또한 경호원들은 황 총리에게 날아온 물병과 날계란을 우산과 가방으로 막았다.

일부 주민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뛰어들려다가 경호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군청과 붙어있는 군의회 건물 출입문으로 빠져나온 황 총리 일행은 미니버스에 올라탔으나 바로 주민들에게 둘러싸였다.

주민들은 황 총리 일행이 탄 미니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주위를 둘러싸고 일부 주민은 미니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트랙터를 몰고와 길을 막기도 했다.

황 총리 일행은 경찰력이 투입돼 퇴로를 만들면서 경북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주민에 의해 포위된 지 6시간30분만에 빠져나왔다. 앞서 황 총리는 미니버스에서 주민 대표 5명과 협의했다.


협의를 마친 대표는 "황 총리는 사드 배치를 재검토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가 대통령이 온 뒤 심사숙고해 재검토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황 총리가 '재검토' 말을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황 총리는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과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서울에 올라오지 못하는 바람에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서울청사에서 예정됐던 정부업무평가위원 위촉장 수여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