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뢰도발 1주기 앞두고 강력한 전투혼 불태워... 더위보다 뜨거운 1사단 수색대대의 전투혼
육군은 북한의 지뢰도발 1주기를 하루 앞둔 3일 최전방 1사단의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을 공개했다. 수색 및 매복 작전을 담당하는 1사단 수색대대원들은 섭씨 31도의 폭염 속에서도 20kg의 군장을 착용하고 불타는 투지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수색7팀 팅원들이 3일 오전 10시 중재장에게 군장검사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8월 3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 장단면에 위치한 수색대대에 쩌렁쩌렁한 장병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진! 수색 7팀 8명, 8월3일 오전 10시부로 수색작전을 명받았습니다."
정교성 중사를 비롯해 수색7팀 소속의 8명은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훈련에 앞서 대대 본청에서 군장검사를 준비가 완료됐음을 중대장에게 보고했다.
수색대대 소속 각 팀들은 작전 투입 전 2번의 군장검사를 받게 된다.
우선 수색대대 내에서 직속상관인 중대장에게 1차 군장검사를 받은 후, 비무장지대로 투입되는 첫 관문인 ‘통문’앞에서 통문경계를 담당하는 대대장 또는 부대대장에게 2차 군장검사를 받게 된다.
수색7팀 팀장인 정 중사는 지난해 북한군 비무장지대 지뢰도발 당시 노련하게 임무를 완수했었다. 이날 훈련에는 지뢰도발 당시 통신관 임무를 수행했던 이형민 하사(중사 진급예정)도 함께 했다.
수색팀원들은 팀장, 통신관, 기관총 사수 등 자신의 임무에 따라 20~30kg의 무거운 전투장비와 휴대장비를 착용한다.
특히 수색팀 최선두의 경계를 담당하는 수색조의 조장은 'PRS-17K'라는 지뢰탐지기를 휴대한다. 이 지뢰탐지기는 휴대상자까지 포함하면 무게가 12kg에 육박한다.
수색조 조장은 간부로 임면되는데 지뢰탐지를 휴대하고 대열의 최선두에 나선다. 수색조장은 가장 먼저 적의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에 간부가 앞장서는 것이다.
수색조장은 팀내에서 유일하게 지뢰덧신을 착용한다. 이는 발목지뢰로 불리는 플라스틱제 M14 대인지뢰나 목제인 북한 지뢰가 지뢰탐지기에 탐지되지 않기 때문에 부상을 줄여주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덧신을 착용하면 이동에 제약이 있어 다른 팀원들보다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수색팀은 통상 팀장을 포함한 지휘조와 선두에서 첨병 역활을 하는 수색조로 나뉜다.
이들의 세부적인 대형과 역할은 작전보안상 철저히 준수해야 할 보안사항이다.
실제로 수색7팀 팀원들은 누가 간부인지 병인지 알 수 없게 계급장과 명찰을 가리고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투입한다. 이는 북한군이 주요직위자를 먼저 저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군장검사를 마친 수색팀은 피아식별을 위해 작전 당일의 암구호를 확인한다. 암구어는 통상 한 달 단위로 상급부대로부터 한 달간의 암구호를 전달 받지만, 군사보안 사항이라 이날 훈련은 가상의 암구호로 진행됐다.
수색7팀이 팀장의 지휘하에 상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최선두에는 지뢰탐지기를 휴대한 수색조장이 위치한다. /사진=문형철 기자
오전 11시 군장검사를 꼼꼼히 점검받은 수색팀은 실제 작전상황을 가정한 상황조치 훈련에 돌입했다.
상황조치 훈련은 수색 및 매복 임무간 발생할 수 있는 적 발견, 부상자 발생 상황 등을 상정해서 실시하게 된다. 팀장은 팀원들의 교육에 앞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팀장이 전술에 대한 연구와 사전진행 절차인 워게임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훈련에서는 수색조장 조한결 하사가 가장 먼저 적을 발견하고 손과 팔을 이용한 완수신호로 은밀하면서도 정확하게 상황을 전파했다.
조 하사의 완수신호에 팀원들은 유령처럼 풀숲에 몸을 숨겼다.
팀장의 “좌측 적 발견”이란 명령에 지휘조의 신속한 엄호사격이 시작되고 수색조는 적의 후방을 돌아 은밀히 적을 제압했다.
수색팀원들이 전술적으로 기동하며 목표를 향해 실탄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상황조치 훈련이 끝난 정오 12시 팀원들은 휴식도 없이 실사격 훈련에 나섰다.
1사단 수색7팀의 사격 실력은 남달랐다. 사격통제 명령이 끝나자 2개조로 나뉜 팀원들은 25미터 정도 떨어진 작은 표적을 향해 실전처럼 교대전진으로 기동하면서 지향사격 자세로 가상표적을 제압했다.
수색대대는 최전방 부대의 ‘특수부대’, ‘적지종심부대’라고 불린다. 적과 가장 가까이 때론 적지 중심에서 아군의 눈과 귀가 돼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임무에 집중하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라', '현장에서 격멸하고 작전을 종결하라' 등의 임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를 강인하게 단련시키고 있었다.
수색팀원들이 비무장지대의 관문 통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비무장지대 투입전 훈련을 마친 수색팀원들은 오후 1시즘 비무장지대의 관문인 통문을 향했다.
수색7팀은 통문 앞에서 2차 군장검사를 마치자 굳건히 닫힌 철문인 통문이 열리자 전술적 대형을 유지한 채 비무장지대로 향했다.
통문에서 군사분계선까지의 거리는 불과 2km 남짓이다. 이날 수색 7팀이 투임된 통문은 지난해 지뢰도발 사건이 발생한 추진철책에서 가장 가까운 통문으로 통문을 통과하는 수색7팀의 뒷모습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수색팀원들은 이곳을 "전장으로 나가는 첫 관문"이라고 불렀다.
팀장인 정 중사는 통문 앞에서 "작년 8월4일 (지뢰도발 사건으로 부상을 당한) 김정원·하재헌 중사(진급예정)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내 앞으로 적이 온다면 백 배, 천 배 갚아주겠다"며 전투혼을 불태웠다.
군 당국이 최전방 수색대대의 작전훈련 과정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지뢰도발 1주기를 앞둔 상황에서 우리 장병들은 매일 실전과 같은 훈련을 진행해 완벽한 작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군의 강한 도발 분쇄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북한군의 목함 지뢰도발 이후 1사단 장병들은 분한 마음을 달래며 이를 갈고 있었다.
1사단은 24시간 감시가 가능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과 함께 적이 숨어들 수 없도록 철책 인근 수목을 제거했다. 또한 감시 장비 등을 강화하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정찰·수색·매복 작전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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