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 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의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발행 잔액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자금이 증시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MMF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0조원 증가한 10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MMF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예금자 보호는 되지 않는 비보호 상품이다. 지난 2013년 말 66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MMF 잔액은 2년 3개월만에 47조원 늘었다.
저금리 기조 하에서 투자자들이 예금 보호보다는 수익성을 더 따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꼽하는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115조7000억원에서 3월 말 123조8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늘어났다.
비은행권의 비보호금융상품 증가세도 마찬가지다. 증권사가 취급하는 RP 발행잔액은 3개월새 8조8000억원 늘어난 10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등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도 66조1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잔액도 1조8000억원 증가한 3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등 예·적금 잔액은 1080조2000억원으로 15조4000억원(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명보험업계의 개인보험, 손해보험사의 장기상품 등 고령화에 대비한 장기금융상품 수요도 꾸준히 증가했다.
개인보험은 지난해 말 477조5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488조4000억원으로 10조9000억원 늘어났으며 손보사 장기상품도 10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1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직장인들이 은퇴설계 시기를 앞당기고 정부에서도 연금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계속 내놓으면서 가계 금융자산에서 연금·보험자산 비중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610조2000억원으로 26.1% 비중을 차지했던 연금·보험자산은 지난 2013년 30.0%(803조1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31.1%(989조1000억원)까지 커졌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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