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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 사망사건‘ 주범 징역 40년, 살인죄 인정... 공범들은 폭행치사죄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 학대행위 끝에 동료병사를 숨지게 한 ‘윤 일병 사망사건’의 주범에게 징역 40년형이 확정됐다.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까지 2년4개월여 동안 5번의 재판을 거친 끝에 나온 최종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5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병장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하모 병장(24)과 이모 상병(23), 지모 상병(23)에게는 각 징역 7년형, 유모 하사(25)는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이 병장 등은 2014년 3월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수십 차례 집단 폭행한 끝에 윤 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2014년 4월 내무실에서 간식을 먹던 중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고,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윤 일병의 얼굴과 배를 수차례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병장 등 가해자들에게 살인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였다. 군 검찰은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가해 병사들을 기소했다가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살인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법조계에서도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웠다.

1심인 보통군사법원(육군 3군 사령부)은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상해치사죄만을 적용했다. 하지만 사망이라는 엄중한 결과를 낳았고 장기간에 걸쳐 학대행위를 했다는 점을 들어 징역 45년을 선고하고 공범들에 대해서도 살인죄를 인정, 징역 15년~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징역 45년은 현행법 체계에서 유기징역의 최대 상한선이다.

반면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양형은 1심보다 훨씬 가벼운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고등군사법원은 살인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이 같이 판결했다.

고등군사법원은 함께 기소된 공범들에 대해서는 살인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1심보다 월등히 가벼워진 징역 10년~1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10월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다시 뒤집고 이 병장에 대해 살인죄가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리고 사건을 다시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른 공범들에 대해서고 살인죄 적용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파기환송심을 열게 된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지난 6월 살인죄를 적용해 이 병장에게 징역 40년형을 선고하고, 공범들에 대해서는 상해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5년형을 선고했다
그리고 다시 열린 대법원 재판(재상고심)에서 파기환송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