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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의회 안거치고 브렉시트 협상 나선다" 텔레그래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 표결 없이 내년 초 곧바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브렉시트 반대파는 브렉시트 협상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라면서 의회로 넘어오면 이를 막는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영 하원 의원의 71%가 EU 잔류를 희망했고, 상원에서도 브렉시트 반대파가 다수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차기 노동당 대표로 유력한 오웬 스미스 의원 등이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해왔다.

이 소식통은 "총리는 국민투표로 영국인들의 의사가 명백히 드러났고, 이제는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들도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의미한다"는 총리의 믿음이 확고하다면서 메이 총리가 반대파에게 브렉시트를 방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이 총리에게 자문하고 있는 정부측 변호사들은 총리에게 의회 표결 없이 정식 EU 탈퇴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투표를 거친 터라 대의기구인 의회 승인은 필요없다는 논리다.

6월 23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 하원은 절대 다수인 480명 안팎의 의원이 브렉시트를 반대했고, 상원도 EU 잔류파가 압도적이었다.

오웬 노동당 의원은 최근 의회에서 브렉시트를 막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대표가 되면 노동당이 보수당에 백지수표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메이 총리가 2번째 국민투표를 실시하거나 브렉시트가 관심이 될 수밖에 없는 총선을 치르기 전까지는 (브렉시트 협상을 정식으로 개시하는 리스본 조약) 50조항을 발효하려는 어떤 시도도 의회에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레어 전 총리는 이미 연초부터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문제는 소송으로도 이어진 상태다.

일련의 변호사들이 브렉시트는 의회 표결을 거쳐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고등법원에서 10월 중에 심의가 시작된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나 정부 측에서는 100% 승소를 장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이 여전히 브렉시트 절차 개시를 두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영국에 잇달아 정식 탈퇴 협상을 신속히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시간을 끌면 영국에 불리하다는 경고도 나왔다.

토마스 프라우즈 체코 EU 담당 장관은 26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4개국 장관들과 마친 뒤 협상을 재촉하고, EU의 호의가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라우스 장관은 "아직은 남아 있는 (EU의) 선의가 서서히 없어지려 한다"면서 "지금은 좋은 믿음으로 기꺼이 협상할 마음이 있지만 이같은 좋은 믿음 가운데 일부는 영국이 유럽에 비교적 신속히 탈퇴하려 한다는 의사를 전달하는데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늦은 봄까지 영국이 의사를 전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EU) 27개국이 영국 없이 특별한 협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EU 업무를 총괄하는 마카엘 로트 독일 외무차관은 브렉시트 협상이 영국에 유리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로트 장관은 협상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영국은 유럽으로부터 원하는 것만 취하는 '체리 따기'식의 협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의 노동자 유입을 제한하면서 EU 단일 시장에 온전히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