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의 한 유명 동물원이 동물보호단체가 허위로 제기한 동물학대 의혹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낸 억대 민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이우철 부장판사)는 동물원 '쥬쥬'가 동물보호단체 카라를 상대로 3억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카라는 2013년 8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홈페이지에 12차례에 걸쳐 쥬쥬에서 동물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동물쇼 중에 뾰족한 막대로 악어를 여러 차례 찌르거나 오랑우탄의 힘이 세져 사육사가 통제하기 힘들어지자 손가락 인대를 끊었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쥬쥬는 이들 게시물에 적힌 허위사실 때문에 동물원 명예가 훼손되고 매출이 줄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동물원 조련사들이 쇼 중에 뾰족한 막대로 악어를 여러 차례 찌르고 때리고 꼬리를 잡고 흔드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가 말하는 학대·가혹 행위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사자의 송곳니와 발톱을 뽑았다는 의혹도 "전체적인 취지는 사자가 송곳니가 없는 원인에 관한 제보를 기다린다는 것에 불과하고 '조련사들이 송곳니와 발톱을 뽑았다'는 내용은 (게시물에서) 전혀 찾을 수 없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랑우탄 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카라가 이메일로 접수한 제보를 보면 (인대 절단 수술을 한) 수의사 이름이 동물원 담당 수의사 이름과 일치하고 수술 장소의 모습과 수술 후의 과정 등 단순히 상상으로 꾸며내기 어려워 보이는 구체적 정황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것 역시 카라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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