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라오스에 투하했지만 불발된 체로 남겨져 있는 8000만개의 불발탄을 제거하는 것은 “미국의 도덕적 의무”라고 밝혔다.
6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라오스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도 라오스에서는 전쟁의 유산이 계속해서 생명들을 파괴하고 있다”며 “우리는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함과 아울러 미래의 새로운 동반관계를 가꾸는데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도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라오스 정부와 함께 불발탄 수거작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3년간 9000만달러(약 995억원)를 추가로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라오스에 남아있는 불발탄은 무려 8000만개로 라오스의 국민 700만명 한 사람당 10개가 넘는 수치이다.
라오스에 대한 미군의 폭격은 이웃 베트남으로 공산군 인력이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이 라오스에 투입한 폭탄은 약 200만t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독일과 일본에 투하한 폭탄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불발탄 제거를 위해 1억달러를 지원해왔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를 목적으로 라오스를 방문한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유와 의도를 막론하고 전쟁은 무서운 결과를 낳았고 특히 무고한 남녀와 어린이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며 이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적인 차원의 노력과 지원으로 라오스의 불발탄은 그 동안 연간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제거돼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전쟁의 유산"의 채나파 캄봉사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불발탄 폭발사고로 인한 신규 사망자와 부상자의 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지원이 필요한 폭탄 피해 생존자가 1만5000명이나 있어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비엔티안에서 미군이 투하한 폭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생존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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