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구정 이후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 TV 볼륨 소리가 커지고 이전보다 대화가 원활하지 않다면 '난청'은 아닌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난청'은 본인보다 가까운 가족, 친구가 먼저 느끼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노년기일수록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소외감도 많이 느끼고 난청이 심할수록 사람들과의 관계에 단절이 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대화를 계속 시도하다가도 나중엔 부모님을 소외시키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의사소통의 문제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간혹 청력이 나빠져서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상황을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까지 있다. 그래서 점점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게 돼, 외국의 경우 난청이 있는 노인 중 20%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보고도 있다.
노인성 난청은 65~75세 사이의 성인 중에는 30~35%, 75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이 가지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이어케어네트워크 강정수이비인후과 강정수 원장은 "노인성 난청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력관리가 지속되어야 한다. 청각재활은 보청기 착용이 효과적이다. 난청이 의심된다면 귀 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청력검사를 통해 적합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마의 명절 스트레스, '이명'의 원인
소리귀클리닉 이명소그룹치료에 참여한 56세 김진형(가명, 여)씨는 오래전부터 쌓여왔던 고부갈등이 지난 명절 큰 싸움이 되었고 그 후로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명은 '증상'이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추석연휴 가족 간의 문제가 큰 스트레스가 되어 이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명은 실제 외부의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데 '소리'를 계속 듣게 됨으로써 뇌가 일종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명이 있는 사람은 불안하고 화나 짜증을 내며 어떤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긍정적이고 자의적인 태도가 중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면 이명의 원인이 무엇인지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받아야 한다. 하지만 특정 질환과 연관 없는 대부분의 이명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이명에 대한 불편함의 정도와 전문치료의 필요성 등에 대한 판단을 받은 후 적절한 치료가 선택되어야 한다.
■메니에르병을 겪은 적이 있는 아빠, 짠 음식, 카페인, 술, 담배 금물
한 회사의 영업사원인 이모씨(38세)는 메니에르 병을 진단 받았다. 메니에르 병은 과로와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고 속이 메스껍거나 토하는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메니에르병은 식이요법관리와 스트레스 억제가 중요하다. 이어케어네트워크 허찬욱이비인후과 허찬욱 원장은 "메니에르병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명절에 짠 음식, 카페인, 술, 담배,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해야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메니에르는 치료된 후에도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사항은 지속적으로 지켜야 예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귀성길 '멀미', 비행기 '귀먹먹'이 걱정된다면
장시간을 이동해야하는 명절 귀성길에 부모들은 아이들의 '멀미'도 걱정거리. 아이들은 기관의 발달이 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어른보다 멀미에 더 민감하다. 그래서 멀미를 하지 않기 위해 멀미약을 복용하는데 이때 주의가 필요하다. 먹는 멀미약의 경우 출발 1시간 전 만3세 이상 아이에게만 먹이고, 붙이는 패치제는 출발 4시간 전 만 8세 이상의 아이에게만 붙여주어야 하며, 감기약이나 해열제, 진정제 등을 복용하고 있는 아이에게 멀미약을 먹여서는 안 된다.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나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밀폐된 공간 안을 자주 환기 시키고 물을 많이 먹이도록 한다.
또한 버스, 기차 등을 타고 터널 안을 지날 때나 높은 지대 쪽으로 이동할 때 혹은 비행기 이착륙 시 귀가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어케어네트워크 허찬욱이비인후과 허찬욱 원장은 "이 같은 현상은 공기 압력과 기압이 달라지면서 이관이 막혀 발생한다"며 "성인의 경우는 침을 삼켜 목구멍 뒤 근육을 활동시켜 이관이 열리도록 해주거나 껌을 씹고 물을 마시면 귀가 먹먹한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영유아의 경우 자발적으로 이관을 열어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우유병이나 젖꼭지, 사탕 등을 빨게 하면 이관이 압력 변화로 먹먹해지거나 막히는 것을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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