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내에서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가 저금리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안에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군불지피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젠그렌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연준의 저금리 정책이 실업률을 제어하는데 큰 도움이 됐지만 아울러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출 경우, 상업용 부동산 시장 등 일부 자산시장이 과열될 것”이라면서 “연준이 용의주도하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WSJ는 로젠그렌 총재의 발언을 인용, “우려의 핵심은 상업용 부동산 버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금융위기가 끝난 2009년 말 이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올 3월 기준으로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출은 3조6000억달러(약 4030조원)로 이 중 절반 이상은 은행대출이며 나머지는 연금펀드와 생명보험과 같은 금융사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그랜 총재는 2007년 보스턴 연은 총재로 부임한 이후 물가보다 경기부양에 방점을 찍는 금융완화정책을 옹호하는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혀왔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 결정투표 위원이다. 로젠그렌 총재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는 인터뷰 언급 내용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WSJ는 “연준측은 상업용 부동산의 거품 문제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는 있지만 이러한 자산가격 상승이 (로젠그렌 총재의 언급처럼) 미국 경제 전반에 문제를 부를 수 있다는 데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다만 “연준이 당장 이달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 같지는 않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WSJ 설문조사에서 연준이 오는 20~21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대답한 전문가들은 13.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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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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