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서도 반란표 나와
11월 인상은 대선에 부담
12월이 시기적으로 적정
브렉시트 악영향 줄어들어
옐런 "美 경제흐름 만족"
■美 연준, 금리 동결했지만… 더 무르익은 인상 분위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안에 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이란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12월이 가장 유력하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9월 정례회의 때 금리를 동결한 이후 나온 시장의 반응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FOMC 회의) 참석자들이 올해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회의의 금리동결 결정에도 방향은 '올해 안 인상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연준의 이날 동결 결정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정책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어 금리인상이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반란' 3표, 12월 인상 무게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연준 내 이견이 되도록 드러나지 않도록 하려는 옐런 의장의 노력과 반대로 이날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반란표가 3표나 나왔다.
표결위원 10명 가운데 3명이 금리를 당장 올려야 한다며 반대한 것이다.
강경파인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3명이 반란표를 던졌다.
특히 로젠그렌 총재는 그동안 연준의 대표적 비둘기파(경기부양에 우선순위를 두는 통화결정론자)로 분류됐던 인물이어서 금융시장 전문가들조차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크게 엇갈리면서 내부 이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반란표가 이런 기류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FOMC 내부의 금리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표결권이 없는 위원까지 포함된 FOMC 위원 17명 가운데 10명이 12월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12월 13~1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0.5~0.75%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는 위원들이 10명이라는 것을 뜻한다. 나머지 7명 가운데 3명은 연내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고, 4명은 2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11월 1~2일 회의에서도 금리인상이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다만 11월에는 FOMC 회의 다음 주인 8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금리인상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부의 반란표가 늘고 있고, 이견 역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12월 인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대외변수 위험 '하강'
FOMC는 6월 회의 때와 달리 이번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의 불확실한 경기전망과 같은 대외변수가 미국 경제성장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크게 낮춰 잡았다.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배경이다. FOMC는 성명에서 이런 대외변수 위험요인들이 '대략 균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준의 예상을 웃돌거나 밑돌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것이다.
연준은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미국 경제와 금리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 등 거시지표가 6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오름세를 보이고, 이에 따라 금리전망 역시 6월에 비해서는 낮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에서 1.8%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2.0%로 변함이 없을 것으로 봤지만 이례적으로 장기성장률을 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올해 소폭 올라 6월 전망치 4.7%보다 0.1%포인트 높은 4.8%로 예상했다.
내년 실업률은 4.6%, 장기실업률은 4.8%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낮췄다. 올해 전망치를 1.4%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내년 물가상승률은 1.9%로 뛰고, 2018년에는 정책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전망도 낮췄다. FOMC 위원들은 내년에 2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1~1.25%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또 2018년에는 3차례 올라 1.75~2%, 2019년에도 3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가 2.5~2.75%로 오를 것으로 연준은 예상했다.
이는 올해 두차례 인상을 예상한 6월 전망보다 후퇴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올해 4차례 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한편 옐런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미국 경제흐름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면서 '점진적'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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