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철도와 지하철 노조의 총파업이 27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 신촌로 2호선 신촌역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내리고 있다.
전국 철도와 지하철 노조 동시 총파업 첫날인 27일 코레일과 서울시 등이 대체인력을 적절하게 투입, 교통대란은 피했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시민 불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자신들 주장을 관철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높았다. 특히 22년만의 이날 총파업이 장기화되면 배차간격이 늘어나고 대체인력의 피로누적으로 안전사고 등이 우려된다.
■오후 들면서 배차간격 늘어나..시민 불만
전국철도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등 전국의 철도·지하철 노조는 이날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출근길 큰 불편을 우려했던 시민들은 서둘러 집을 나섰으나 서울 등 수도권 지하철과 KTX 등은 평상시와 같이 100% 정상 운행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비상수송대책을 사전에 수립, 오늘부터 가동했다"며 "아침시간대에는 평시 운행시간에 따라 100% 운행했고 이날 지하철 대신 버스로 승객들이 몰릴 것으로 봤지만 버스수송량은 평시와 큰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대학생 박모씨(25)는 "파업했다고는 하지만 평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대학생 신모씨(22·여)는 "배차간격이 좀 길어졌다는데 변화를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직장인 장모씨(33·여)는 "지하철 파업 때문에 혹시 회사에 늦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때 출근했다"고 말했다.
다만 오후가 되면서 일부 정차가 길어지거나 배차 간격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KTX·지하철 1호선·중앙선·경의선·ITX 경춘선이 오가는 용산역은 오전에 파업 전과 마찬가지로 배차시간이 유지됐으나 오후 시간대로 갈수록 배차 간격이 늘어나 시민들이 줄지어 열차를 기다렸다. 이날 낮 12시36분 출발하는 동인천행 급행열차는 41분에야 도착, 10분이 지체된 12시46분 출발했다. 1호선 동인천행 급행열차를 기다리던 김모씨(56·여)는 "평소보다 열차가 늦게 와 기다려야 했다"며 "파업 이유가 (노조원들의) 성과연봉제 반대라는데 왜 시민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화물열차 평시 30%, 장기화시 혼란 불가피
화물열차 운행은 평시 대비 30% 수준으로, 파업이 2주일을 넘어가면 물류운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코레일은 내다봤다. 특히 화물수요가 많은 부산·대구 등 영남권 화물열차 운행도 이날 평소 120회의 30.8%인 37회 운행으로 줄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화물열차를 비롯한 모든 철도 운행률이 감소된 상태로, 파업이 2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필수유지인력과 시 직원을 투입,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 간격을 평소 수준으로 유지중이다. 그러나 낮 시간대 배차간격을 평소보다 늘리는 게 불가피하다.
파업이 1주일 이상 길어져 장기화하면 근무자 피로 누적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코레일도 KTX, 수도권 전동열차와 통근열차 역시 평상시와 같이 정상 운행하지만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60% 수준으로 줄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업이 8일 이상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2단계 비상수송대책 시행도 준비중"이라며 "파업에 따른 인력공백으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운행관리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박나원 구자윤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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