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2016 국정감사] 與 국감 보이콧.. 릴레이단식 전략 선회

이 대표 복귀 당부에도 당 차원 불참 입장 정해
새누리 입장 뒤바뀌며 자중지란 비판도 거세
이정현 대표 리더십 흠집.. 정세균 "사퇴 없다" 강경

새누리당이 28일 국정감사 참여 여부를 두고 논란 끝에 보이콧 방침을 유지키로 했다. 여당이 국회 일정 불참과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불거진 국감 파행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국감 복귀 문제를 두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참여를 당부했음에도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이 수용 불가 의사를 밝히면서 당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국감 불참과 지도부의 단식 동참으로 당론이 정해짐에 따라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게 됐다.

■與 보이콧 유지, 국감 파행 지속

집권여당의 국감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은 이날 오락가락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를 비공개로 열어 정 의장 사퇴 주장을 비롯한 당 차원에서의 국회 일정 보이콧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후 단식농성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주요 당직자를 비롯해 원외 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보좌진까지 참석한 '정세균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국감 참여를 당부하면서 국회 정상화가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종적인 당론은 대표의 당부에도 국감 불참으로 결론이 났다. 이 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수용 불가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국감에 참여하되 본인은 단식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이 대표를 두고 다른 의원들만 국감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 지도부와 대다수 의원의 공식 입장이었다.

이에 국감 정상화의 해빙 기운이 감돌던 국회는 다시 경색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해 소속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이 대표 단식에 동참하는 이른바 '릴레이 단식'을 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기로 한 것.

정세균 의장도 새누리당의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여야 대치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사태를 지켜보며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 간 국회 정상화에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여당의 강경론이 공고한 만큼 타협의 여지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다만 국회 파행 장기화는 여야 모두에 부담인 만큼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국회 정상화 방안에 대한 물밑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중지란, 이정현 리더십 타격

국감 참여 여부를 두고 집권여당의 입장이 불과 반나절도 안 돼 뒤바뀌면서 '자중지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국감 참여 당부 돌발발언에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대다수가 의총을 긴급히 열고 수용 불가 방침을 정함에 따라 이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가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이라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오늘 '투쟁하자'고 해놓고, 오늘 복귀하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이 대표의 단식투쟁에 동참키로 했지만 사실상 지시 거부에 따른 '자존심 세워주기'일 뿐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실제 당 내부에선 국감 참여 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당 지도부는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강경한 기조인 반면 비박(비박근혜)계 일부 의원은 정 의장의 거취와 국감 정상화를 구분, 전략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온도차를 보였다. 실제 의총에서 정병국·나경원·하태경 의원이 국감 복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대표가 국회 정상화 방안 모색뿐만 아니라 당 내부의 균열을 봉합하고 단일대오를 이루는 것도 파행정국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gmin@fnnews.com 조지민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