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채택 과정 등 국회 운영 문제를 놓고 정 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2일까지 단식을 벌이면서 '단식'이 화두로 떠올랐다.이 대표는 지난 1주일간의 단식으로 혈압과 혈당이 크게 떨어지고 수차례의 복통과 몸 이상증세로 의료진이 대기했을 정도다.
단식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 대표 처럼 정치인이나 기업의 노조위원장 등의 경우 처럼 특정 행위에 반발해 시정을 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의도치 않게 지진이나 터널붕괴 등으로 인한 갇혀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역설적이게도 건강관리를 위해 단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단식,3일은 건강 문제없어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경우 몸 손상이 발생하지 않고 수분만 섭취한 상태에서 단식을 할 수 있는 기간을 3일 정도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3일 정도가 사람이 견딜 수 있는 단식 기간"이라며 "그 이상 단식을 하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는 등 여러가지 이상이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단식을 하면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혈당이 떨어진다. 이 대표의 경우에도 혈당(정상치 100)이 70까지 떨어진 상태다. 안 교수는 "70이하부터는 저혈당으로 진단하고 50으로 떨어지면 심각한 저혈당으로 분류한다"며 "우리 몸은 혈당이 떨어지면 간에서 생산되는 글리코겐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일주일 이상 탄수화물 섭취가 되지 않으면 이마저 힘들다"고 설명했다.이 때문에 단식의 1차 고비는 3일째이고 2차 고비는 7일에서 10일 가량이다. 이후 2주 정도가 되면 몸 상태가 심각해진다.
물론 그 이상 단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3일간 단식을 했고 인도의 전 수상 마하트마 간디는 21일 동안 물만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캐나다 여성 리타 크레티엔은 네바다에서 진흙에 빠진 차 안에서 48일 생존했다.
■생존기간은 최대 두달
그렇다면 사람이 버틸 수 있는 최대 단식 일수는 어느 정도일까.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윤리적 문제로 과학적인 실험 데이터는 없지만 문헌고찰에 의하면 음식을 먹지 않고 수분만 보충할 경우 최대 30~40일까지는 생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명 교수는 "실제 1980년대 북아일랜드 벨페스트의 메이즈 감옥에서의 단식투쟁 기록을 보면 35~40일 사이에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고 45~61일 사이에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사망원인은 심근경색증 또는 장기부전이었다.
다만 단식 생존기간은 체중과 유전적 요인, 평소 건강상태, 탈수 유무에 따라 다르다. 명 교수는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량이 많아 에너지 저장이 많고 근육량이 적으면 칼로리 소모가 적어 생존 기간이 길다"면서 "체질적으로는 지방량이 많은 여성이 남성보다 생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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