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크.통합멤버십 등 업계 퍼스트무버 자리 선점
내부 인력만으로 직접 개발.. 이달 중 멤버십 버전2 출시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총괄 전무가 하나멤버스를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선도자(First Mover)'다. 인터넷은행이 태동을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 2015년 1월, 금융 선진국인 캐나다에서 모바일뱅크인 '원큐뱅크(1Q 뱅크)'를 출범했고, 금융권 최초로 통합멤버십 '하나멤버스'를 선보이며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 CEV'에 국내 금융권 중 처음으로 참여했다.
"최초가 된다는 것은 최고로 가는 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직접 개척하며 얻은 학습능력과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뒤따르는 사람들은 쫓아오긴 하겠지만 그 다음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워요. 퍼스트무버와 패스트팔로워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한준성 전무(사진)의 생각이다. 5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에서 한 전무를 만났다.
인사를 나눌 때 지갑 속에는 명함이 가득했다. 전일 독일 금융그룹에서 찾아온 사람들의 흔적이다.
"자산 1500조에 달하는 독일 뱅킹 그룹에서 우리의 핀테크 전략을 벤치마크 하겠다고 왔었어요. KEB하나은행의 핀테크 전략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요. 여러나라에서 조언을 듣겠다고 찾아오고, 강연 요청도 많이 들어옵니다."
KEB하나은행이 디지털뱅크를 시작한건 이미 7년 전이다. 국내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지 3일 만에 아이폰용 모바일뱅크인 '하나N뱅크'를 내놓았고, 이후 2012년에는 전자지갑 서비스인 '하나N 월렛'을 출시했다. 한 전무는 KEB하나은행의 핀테크 전략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로 '학습경험'을 꼽았다.
"기술과 비즈니스, 콘텐츠를 아우를 수 있는 '인력'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처음부터 아웃소싱을 최대한 줄이고, 철저히 내부 인력만으로 모든 것을 직접 개발했어요. 그렇게 쌓아온 경험과 학습능력이 타은행과 차별화 되는 우리만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KEB하나은행의 학습 경험은 진화를 거듭한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적용하면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 한 전무의 논리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출시 8개월만에 700만명 고객을 끌어모은 '하나멤버스'다.
"고객과 만나는 시간을 생각할 때 금융서비스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놀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구상한 게 '생활밀착형서비스'죠."
하나금융그룹은 이달 중 하나멤버스의 업그레이드 버전 V2를 출시한다. 홍채인식, 지문인식 등으로 보안성을 높이고, 더욱 편리하고 수준높은 서비스를 담는다.
한 전무는 "앞으로 뭐가 더 나올지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며 "분명한건 깜짝 놀랄 일이 더욱 많을 거란 것"이라며 웃었다.
핀테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상하냐는 질문에 한 전무는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열었다. 전세계 핀테크 분야 인사들 수십명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메일을 주고 받은 흔적이 빼곡했다.
"저는 열심히 공부합니다. 10여년간 쌓아온 해외 인맥과 직접 메일링, 만남을 통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고민하죠. 글로벌 리더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다 보면 혼자 생각할 때는 불가능했던 아이디어를 얻게 되죠. 그게 미래를 대응하는 퍼스트무버의 자세 아닐까요."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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