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이언 그래슬리
미국의 한 병원가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아기를 안아본 아빠에게 '직접 접촉한(skin to skin)' 요금을 부과해 논란이 일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유타주 프로보에 있는 유타밸리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의 아빠 라이언 그래슬리는 병원청구서에서 황당한 항목을 발견했다. 갓 출산한 아기와 '직접 접촉한(skin to skin)' 요금 39.35달러(약 4만4000원)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출산이 끝난 뒤 수술실에서 한 간호사가 부부에게 '직접 접촉을 원하냐'고 물었다. 그래슬리와 아내는 아들과 유대감 형성에 좋을 것 같아 그렇다고 대답했다. 간호사는 아기를 깨끗하게 씻긴 뒤 부부의 품에 안겨줬다. 그래슬리는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었다. 청구서를 본 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재미있게 생각해서 인터넷의 레딧(Reddit)에 올려놓고 "나는 갓 태어난 아들을 안아봤다는 이유로 39.35달러를 내야만 했다"고 사진설명을 붙였다.
그런데 이 글은 엄청난 분노와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레딧에는 순식간에 1만2000여명의 댓글이 붙었으며, 이미지 공유 사이트 임거(imgur)에서는 무려 400만명 이상이 사진을 봤다.
논란이 가열되자 그래슬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런 일에 충격과 분노를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오늘은 내 병원청구서가 그런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래슬리는 그 요금에 화가나거나 배상을 요구하려는 게 아니라 그것을 공개하면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것 같아서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아들에 대한 의료진의 치료와 간호사들의 돌봄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 역시 문제의 요금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청구된 비용은 아이를 안아본 데에 대한 것은 아니라, 병원 C동 입원아기의 부모들을 위한 추가 간호사 배치에 대한 요금이라고 해명했다.
재닛 프랭크 병원대변인은 "부모가 자기 아기를 안아보는데 물리는 요금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래슬리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소셜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도 이 해프닝을 알렸다. 그는 "39.35달러 이상의 액수는 앞으로 갓난 아기 때문에 잠못자는 밤을 보내지 않기 위해 정관수술 비용으로 쓰겠다"는 유머를 던졌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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