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신자용 부장검사)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여행객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여행사 가이드 조모씨(34)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유명 여행사와 계약한 필리핀 현지 여행사 가이드 조씨는 2014년 6월 필리핀 세부 인근 해변에서 한국인 단체 여행객을 인솔해 바다 체험을 진행할 때 안전수칙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참가자 중 1명인 송모씨(56·여)를 익사케 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3박 5일간의 세부 투어 일정 가운데 사고가 난 당일은 오전 스쿠버다이빙, 오후 스노클링 체험이 진행됐다.
송씨는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때 멀미 증세를 호소해 멀미약을 복용했다. 스쿠버다이빙 체험 뒤 물 밖으로 나와서는 구토를 했다. 송씨는 스노클링 체험 때 물속에 들어간 지 10여분 만에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했다.
송씨 유족의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조씨의 과실 책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가 체험 전 스노클링의 위험성과 안전수칙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스노클링 때도 송씨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유족 측이 여행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여행사 배상 책임을 60%까지 인정한 점도 기소 근거로 삼았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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