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강세 주춤 모드에 예금 규모도 줄어들어
중국계 은행 자산도 감소.. 신사업모델 모색 분주
외국계 은행 한국 지점의 자산 규모가 1년 새 26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계 은행들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다. 위안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던 위안화 예금 규모가 줄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이들 은행도 영업 다각화에 나선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외은지점의 자산 총액은 273조3742억원으로 지난해 6월(299조4209억원)에 비해 26조467억원(8.70%) 줄어들었다. 중국은행과 공상.건설.교통.농업.광대은행 등 한국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들의 자산 규모가 대폭 줄어들면서다.
광대은행의 진출로 중국계 은행 서울 지점은 올해 6월말 기준 총 6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들의 총 자산 규모는 69조577억원에서 58조6754억원으로 1년 새 10조3823억원(15.03%) 감소했다.
2년간 성장해왔던 예수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6월 말 기준 중국계 은행들의 예수금은 12조9027억원으로 지난해(27조839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난 2013년 6월 2조1519억원에 그쳤던 중국계 은행 예수금은 이후 2년만에 25조원 이상 늘어난 바 있다.
지난해 초까지 강세를 보이던 위안화가 여름 이후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위안화 예금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 1달러당 6.2위안 수준이었던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해 8월 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날 중국 외환당국이 고시한 위안화 가치는 1달러당 6.7위안 수준으로 1년 반만에 위안화 가치가 8% 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거주자들의 위안화 예금 규모는 지난해 4월 말 198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면서 올해 8월 말 기준 19억달러까지 줄었다.
중국계 은행들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대출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위안화 예금이 줄어들면서 일부 은행은 타격을 입었다.
중국계 은행의 대출채권 총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7조449억원 늘어난 26조3348억원으로 전반적인 확장세다. 다만 예수금이 5조원 가까이 줄어든 중국은행의 대출 규모는 2조원 이상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중국이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면서 국내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다른 시장과 차이가 없어졌다"면서 "예금 규모를 급격히 늘려왔던 지난 2013~2014년의 성장세와 비교해서는 주춤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계 은행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예상된다.
실제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자산이 1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과거 은행 업무에 집중하던 중국계 은행들이 위안화 예금 축소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연구원 임형석 연구원은 "중국계 대형 은행인 중국은행과 공상은행 지점을 중심으로 위안화 예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일부 은행의 대출 규모도 함께 감소했다"면서 "양적 확장에 나서던 중국계 은행들이 다른 사업모델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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