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만으로 건강 진단’ 노인 수천명 상대 건강식품 판매 '가짜 한의사'

머리카락만으로 건강상태를 진단한다는 사이비 기계를 앞세워 노인 수천명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가짜 한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한의사 행세를 하며 한약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비싼 값에 판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로 지모씨(58)를 구속하고 간호사 역할을 한 정모씨(4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지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에 진료실을 차려놓고 노환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층 환자들에게 ‘생체정보분석기’라는 사이비 진단 기계로 건강상태를 파악한다며 건강기능식품과 한약을 팔아 약 10억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지씨는 중학교 졸업으로, 한의사 면허 또는 의학과 관련된 아무런 자격이 없는데도 “러시아에서 대체의학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의원을 운영한 적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한의사인 것처럼 행동했고 환자들도 그를 지 박사라고 불렀다.

또 지씨는 2006년 한의사를 고용해 한의원을 운영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당시 사건 직후 장소를 옮겨 자신이 직접 한의사 행세를 하며 자신의 손님이었던 사람들과 소개받은 손님들만 상대해 당국 단속을 피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 취약 계층인 노인상대 사기 및 보건의료 교란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벌인 예정”이라며 “가짜 과대광고 등에 현혹되지 말고 정상적인 병의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mail]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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