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환자에게 초음파가 아닌 MRI로 주기적인 검사를 실시할 경우 간암 조기 발견율이 최대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사망률 1위이면서도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간암은 환자의 약 70% 이상이 치료가 힘든 3기 이후에 발견된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영상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4년 8월까지 간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간경화 환자군에게 MRI와 간 초음파 검사를 6개월 간격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MRI 검사와 초음파 검사의 간암 조기 발견율이 각각 86%와 27.9%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간암 발생 고위험 간경화 환자에서 MRI 검사가 간암세포를 약 3.1배 잘 발견한 것이다.
지금까지 국제 진료 지침은 간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간경화 환자들은 간암 감시를 위해 초음파 검사를 6개월마다 받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간세포 특이 조영증강제를 이용한 MRI 검사로 고위험군 환자를 관찰한다면 간암을 조기 발견해 완치 가능성을 높이고,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50대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여 사회적으로 손실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2011년 11월부터 6개월 간격으로 연간 간암 발생 확률이 5% 이상인 간경화 환자 407명을 대상으로 MRI와 초음파 검사를 동시에 3회씩 실시해 간암 여부를 확인하고 두 검사 간의 간암세포 발견율을 비교했다.
1차 검사에서 MRI는 27명, 초음파 검사는 11명에게서 암세포를 발견해냈다. 2차 검사에서는 MRI로 8명, 초음파로 1명을 간암으로 진단했고, 3차 때에는 MRI만이 간암 환자 2명을 추가적으로 찾아냈다.
연구 기간 동안 총 43명이 실제 간암으로 판정돼, MRI는 86%(37명)의 간암 발견율을 보인 반면 초음파 검사는 27.9%(12명)를 기록했다. 특히, 2차, 3차 검사 기간 동안 MRI는 환자 10명에서 간암을 발견한 반면 초음파는 단 1명에서 간암을 발견해냈다.
또한 연구 결과 종양 크기가 2cm보다 작아 완치적 치료가 가능한 간암 극초기 단계(0기)인 것으로 나타난 환자(32명)의 84.8%가 MRI 검사로 발견됐다.
아울러 실제 간암이 없는데 간암이 있는 것으로 잘못 판정하는 비율인 위양성율도 MRI(3.0%)가 초음파(5.6%)보다 약 두 배 낮은 것으로 나타나 검사 정확도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초음파 투과 정도 차이만으로 암을 찾아내기 때문에 화면이 마치 흑백사진과 같아 간경화가 심한 경우에는 찾기 힘들었지만, 간세포 특이 조영증강제를 투여한 후 MRI를 촬영하면 간 종양의 혈관 분포와 세포 분화도까지 함께 관찰할 수 있어 간경화가 심해도 간암이 눈에 잘 띄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저널인 'JAMA' 계열의 우수 저널인 'JAMA Oncology'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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