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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MBS(주택저당증권) 추가 발행 가능할까

서민 대출 재원 확대 위해 목표치 이상 발행 필요
수요에 대한 시장검토 필요

주금공, MBS(주택저당증권) 추가 발행 가능할까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추가 발행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한도를 초과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서민 대출의 재원을 늘리려면 MBS를 목표치 이상으로 발행해야 하지만 시장에서 모두 소화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MBS는 주택 구입자들의 대출채권을 증권 형식으로 바꿔 시장에 내놓는 상품인만큼 보증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공사는 얼마든지 발행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25일 주택금융공사와 금융권에 따르면 공사는 연초부터 지난 21일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27조5415억원어치 MBS를 발행했다. 10월이 채 가기도 전에 연초 계획량(26조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MBS는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재원으로 쓰이는 채권이다. 공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MBS를 발행하고 그 대금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매년 수십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 물량을 금융기관이나 정부가 온전히 떠안는 대신 증권 형태로 시장에서 거래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최근 한도 초과로 신규발행이 사실상 중단된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 등의 한도를 높이려면 MBS를 추가 발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우선 활성화되지 않은 유통시장이 가장 큰 문제다. MBS는 10년 이상의 장기채 형태다. 한번 사면 10년 이상 장기간 보유해야 하는 자산인 만큼 주요 투자자는 투자 호흡이 긴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대다수다.

특히, 국내 MBS는 콜옵션 조항이 있어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만기를 길게 가져가야 하지만, 중도상환 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매입에는 적극적이기 어렵다.

게다가 지난해 안심전환대출로 55조2193억원 규모의 MBS가 쏟아지고 올해도 매각 물량이 당초 계획을 넘어서면서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8월 두 차례 진행된 MBS 입찰에서는 1조5100억원 규모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다. 전체 발행물량(3조5500억원) 중 42.5%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증권사를 거쳐 시장에 공급된 셈이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연구위원은 "과거 상황을 감안할 때 MBS를 시장이 어느 정도 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문제"라며 "발행을 결정하기 전에 수요에 대한 시장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는 MBS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유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보금자리론에 6조원 이상, 적격대출에 2조원 이상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주택 계약에서부터 대출 진행, MBS 발행까지 2~3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추가로 공급되는 보금자리론, 적격대출은 올해 MBS 발행물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이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