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가 선거를 약 일주일 남겨놓고 막판 반격에 나섰다. 지난주만 해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12%포인트 차로 뒤지던 트럼프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의 지지율 차이를 2%포인트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47%, 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가 ±3.5%인 점을 감안했을 때 두 후보가 막상막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주일 전인 22일, 23일자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50%로, 38%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이로 리드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미 대선 막판 변수로 떠오른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e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직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판세가 대혼전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FBI가 클린턴의 최대 약점인 e메일 스캔들을 다시 건드리면서 클린턴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트럼프의 반격은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투표 독려에 나서면서 그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BC방송은 “지난 일주일간 공화당 지지층에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5%에서 81%로 늘어난 반면 클린턴 지지층에서는 낙관론이 확산하며 투표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특히 플로리다와 네바다 등 경합주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의 경우, 트럼프가 최근 집중적인 유세 활동을 벌인 것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 23~25일 플로리다에서 사흘간 머물며 대대적인 선거운동을 벌였다.
정치 분석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역전을 거두며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CNN은 네바다 역시, 트럼프가 공화당 지지층을 지속해서 다지며 막판까지 투 후보간의 접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플로리다, 오하이오와 함께 올해 대선의 3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는 맹추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CP는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클린턴 우세’에서 ‘경합’으로 변경했다.
이로써 클린턴이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는 선거인단 수는 272명에서 252명으로 줄었고,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160명으로 늘어났다.
미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은 270명이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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