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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대선]'e메일재수사'로 예측불허 美 대선···민주 "FBI 강력 비난" 對 공화 "판세 뒤집을 호재"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재수사 ‘폭탄 선언’으로 일주일 남짓 남은 미국 대선이 예단하기 힘든 혼돈 국면으로 빠져 들고 있다. 클린턴 선거캠프와 민주당은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은 발표하지 않으면서 클린턴의 e메일 재수사는 공개하는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으며 연방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대선 패배에 상하원 다수당 지위까지 내줄 위기에 몰렸던 공화당은 이번 사태를 적극 활용하며 판세 뒤집기에 전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로비 무크 클린턴 캠프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코미 국장은 의회에 e메일에 대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느꼈음을 알렸지만 미국인들, 우리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문의해온 해리 리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에게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은 문제 삼지 않았다”며 "이는 노골적으로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CNBC는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코미 국장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발표하더라도 FBI의 이름이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미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만이 10월 7일 공동성명을 발표해 “e메일 해킹이 미 대선과정에 관여하기 위한 의도였다”며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러시아 고위 관료들만이 이 같은 행동을 승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 (네바다) 상원의원도 코미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미 국장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고위급 참모, 러시아 정부간의 긴밀한 관계와 협력에 대한 폭발력 있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당신의 행동은 특정 정당 후보를 도와주려는 명백한 의도하에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충격적인 이중 잣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미 국장이 해치법(연방 공무원의 활동이 선거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연방법률)을 위반했다며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민주당 내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스티브 코언 (테네시)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클린턴 e메일에 대한 코미 국장의 공개 언급은 어떤 증거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자 버무부의 반대도 무시한 것”이라며 “심지어 일부 인사들은 코미 국장의 해치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한다. 코미 국장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문으로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와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던 공화당은 연일 공세를 이어가며 막판 표심 흔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클린턴은 끊임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 부부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e메일 스캔들은 앞으로 계속 미국민을 괴롭히게 될 것”이라며 “클린턴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는 이날 “전국의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를 8일 앞두고 도대체 왜 그(클린턴)의 정직함과 신뢰성을 보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지 유권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제각각으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경제전문매체 IBD와 여론조사기관 TIPP가 예상 유권자 993명을 대상으로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45%, 트럼프는 44%로 1%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재수사 방침이 공개된 다음날인 10월 29일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4%포인트 앞섰지만 이틀만에 바짝 좁혀진 것이다.

반면 같은 날 N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 발표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7%와 41%로 6%포인트 격차였다. 한 주 전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6%와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는 클린턴의 우세가 뚜렷하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에 따르면 클린턴은 매직넘버에 7명 부족한 263명을 확보했다. 경합주 1곳 정도만 추가 확보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164명에 그쳤다. sjmary@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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