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재벌인 타타그룹이 지난달 불거진 경영권 분쟁이후 사실상 2개의 그룹으로 쪼개지면서 당분간 의사결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창립자 가문에 의해 �겨난 외부 경영인이 핵심 계열사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타타모터스가 이날 인도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사이러스 미스트리 전 타타그룹 회장이 아직 타타모터스 회장 겸 비상임이사로 등재되어 있다고 전했다.
타타모터스는 영국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와 한국 타타대우상용차를 보유하고 있다. 그외에도 타타전력, 인디언호텔 등 핵심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타타그룹 지주사인 타타선스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2012년 12월에 취임한 미스트리 전 회장을 이사회 의장 직위에서 해임했다. 타타그룹은 창업주 잠세트지 나사르완지 타타가 1868년 설립한 이후 줄곧 타타가문 사람들이 이끌어왔으며, 미스트리 전 회장은 타타가문이 아닌 최초의 회장이었다. 해임 발표 당시 타타그룹은 라탄 타타 명예회장이 임시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4개월 내 후임 회장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미스트리 전 회장의 축출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성과 부진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타타그룹 전체 매출은 2015년 4월~2016년 3월 사이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미스트리 전 회장은 전임자였던 라탄 타타 명예회장의 해외 확장전략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재무건전성 확보를 추진해왔다.
미스트리 전 회장은 타타그룹의 갑작스런 해임통보에 사전 통보기간(15일)이 없었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이사회에 타타그룹 자산가치가 20조원 가까이 부풀려졌다는 편지를 보냈으며 창업주 가문 출신인 라탄 타타 명예회장이 끊임없이 경영에 간섭했다고 호소했다. 인도 재계는 이러한 사태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타타그룹에서 실제 지도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할 경우 영업 의사결정이 연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 투자사 IDBI캐피탈마켓서비스의 A.K.프라바카르 연구대표는 "경영권 갈등이 길어질수록 타타그룹 전체의 명성이 깎여나갈 것"이라며 "새 회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룹 내 주요 결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타그룹은 29개 계열사, 66만여명의 직원을 포함한 거대그룹으로 지난 3월 기준 시가총액은 1160억달러(약 133조2840억원)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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