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를 당한 것처럼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전·현직 군 부사관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부사관 출신 병원 브로커 안모씨(28) 등 9명을 사기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병원장 김모씨(48) 등 5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전·현직 군 부사관으로, 지난 2010년 5월부터 올 6월까지 상해 보험에 가입, 목격자가 없는 경미한 교통사고를 내거나 훈련 중 다쳤다고 조작해 가짜 진단서를 발급받아 1575차례에 걸쳐 총 31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다.
조사 결과 안씨는 군 부사관들이 훈련 중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는 사실을 이용해 공범들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고급 외제차량을 타고 군 병원을 돌아다니며 "보험금을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부사관들에게 상해보험 가입을 권유했다.
보험에 가입하면 안씨는 특정 병원에 허위로 입원하고 장해진단을 받도록 도와줬다. 이 과정에서 의사와 간호사들도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공모 관계를 극구 부인했지만 통신·계좌 추적과 보험사 서류 분석 등으로 허위 진단서 발급을 규명했다"며 "다른 브로커가 개입한 정황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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