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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트럼프 시대, 옥스퍼드 사전이 꼽은 올해의 단어는 '탈진실'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는 옥스포드 사전이 2016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선정했다.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과 개인 신념에 대한 호소가 여론 형성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뜻의 이 단어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옥스퍼드 사전은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 '탈진실'의 사용이 지난해보다 20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는 브렉시트 투표가 있었던 6월에 이 단어 사용이 가장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탈진실'이 세계적 단어가 됐다고 덧붙였다.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 사전 대표는 "과장된 정치적·사회적 담론이 지배한 올해를 반영한 당연한 선택"이라며 "이 단어가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스퍼드 사전은 영어가 항상 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고 있다. 매월 다양한 출처에서 약 1억5000만개에 달하는 영어 단어를 수집해 단어를 정한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단어가 아닌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웃는 얼굴'의 그림 문자인 이모지(emoji)가 선정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옥스퍼드에 따르면 '탈진실'은 1992년 세르비아 출신의 미국 희곡작가 스티브 테쉬흐가 잡지 네이션에 걸프전에 관해 쓴 에세이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완전히 새로운 의미는 아니나, '진실성'이 무의미해진 시대를 반영하는 단어가 됐다고 사전 측은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에서 논쟁거리를 만드는 극우집단인 '대안 우파(alt-right)', 어릿광대 분장 범죄자가 잇따르며 회자된 '쿨로포비아(coulrophobia), 브렉시트를 옹호하는 사람을 뜻하는 '브렉시터(brexiteer)' 등도 올해의 단어 후보로 거론됐다고 NYT는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