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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大 점자도서관 축소·폐관 우려 목소리

점자교과서 제작 입찰 불참에 구설수
대학, 자격 요건 부합 못해 포기 해명

국내 최대 규모인 대구대학교 부설 점자도서관이 올해 정부의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제작사업에 참여하지 않아 점자도서관이 축소.폐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관련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학측은 입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축소.폐관'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23일 대구대 등에 따르면 지난 1981년 개관된 점자도서관은 1974년 교육부 위촉을 받아 전국 초.중.고 맹학교의 점자교과서 출판.보급을 맡아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과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년마다 선발하는 대체교과서 제작사업 제외로 점자도서관의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는 게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 등 시각장애인 관련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단체들은 점자도서관 유지 및 대체자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 "시각장애인의 교육권 박탈"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는 최근 대구대 점자도서관이 올해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제작사업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25만 시각장애인들이 대체자료를 통한 정보 접근권과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는 성명을 냈다.

대학생회는 "우리나라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자료를 제대로 제작할 수 있는 기관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라며 "대구대가 2017년 점자교과서 제작 입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점자도서관 축소.폐관 의혹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구대 부설 점자도서관은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무분별한 인사조치 및 도서관 목적과는 동떨어진 건물 사용, 시각장애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 관련 사업에 나서는 등으로 기존 시각장애인 업무가 축소되고 점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 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점자교재 제작 지연이나 교재 오타가 잦아졌다고 전했다.

■"입찰자격 변경으로 참여 못해"

그러나 대구대의 입장은 다르다. 대구대 점자도서관 관계자는 "대구대 점자도서관이 축소.폐관된다는 이야기는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대구대는 당초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발행.공급기관을 선정하는 공개입찰에 참여하려 했으나 국립특수교육원이 지정한 입찰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자격조차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점자도서관 관계자는 "국립특수교육원이 점자교과서를 비롯해 확대교과서, 대체교과서 디지털 작업 등 3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공동도급에는 입찰 참여를 못하도록 규정해 참여를 못한 것이지 안 한 것이 아니다"며 "3년간 국가가 43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어느 기관이 욕심을 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비전문인력 채용 및 교재 오탈자 주장에 대해서는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유형이 점자 외에도 확대교과서와 디지털 파일 3개로 늘어나 기존에 비해 업무가 늘어난데다 기존 업무 외의 경험이 부족해 더디지만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이 같은 지적은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올해 국립특수교육원은 '대체교과서 품질과 공급신속성'을 이유로 시각장애인용 대체교과서 제작사업 공개입찰 자격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