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금품수수와 회삿돈 횡령 등 20억원대 경영비리(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의 혐의가 추가됐다. 측근 이창하 디에스온 대표(60·구속기소)로부터 뒷돈을 받고 청탁을 들어준 혐의다. 검찰은 돈을 준 이 대표도 배임증재 혐의로 추가기소하고 별건으로 수사 중이던 이 대표의 형 이모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돈 받은 남상태, 돈 준 이창하 추가기소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을 배임수재 혐의, 이 대표를 배임증재 혐의로 추가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07년 9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이 대표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건설 공사도급과 관련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4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이 같은 혐의는 지난 7월과 8월 남 전 사장과 이 대표가 각각 구속기소될 때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적용하지 못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남 전 사장 측근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에서 150억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인 금액은 배임 150억원(대우조선해양건설 97억원, 대우조선해양 36억원, 디에스온에 17억원), 횡령 26억원(디에스온 26억원) 상당이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5년 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옥을 디에스온 소유 건물에 입주시켜 시세의 2배가 넘는 임차료를 지급하게 하는 수법으로 회사에 97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다.
이 대표는 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이뤄진 오만 선상호텔 사업과 관련, 추가공사가 필요한 것처럼 공사계약서를 허위로 꾸미는 수법으로 대우조선해양 오만법인이 디에스온에 316만달러(한화 36억원)를 지급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당시 오만법인 고문으로 있던 이 대표의 결정에 대우조선해양은 약 4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이 대표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창하 형도 구속기소
이밖에 이 대표는 디에스온이 서울 한남동 소재 유엔빌리지를 매입하도록 하고 1년여 뒤 자신의 가족에게 11억8000만원 낮은 가격으로 매도해 같은 금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남 전 사장에게 4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정황도 포착, 추가기소했다.
한편 검찰은 21일 이 대표의 형 이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2006년 7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대우조선해양건설 조모 이사와 공모해 하도급업체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대가로 11억원 상당을 취한 것과 관련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남 전 사장 시절부터 자행돼온 비리로 법정관리 코앞까지 내몰렸으나 최근 극적인 노사협의를 이끌어내며 채권단으로부터 2조8000억원의 추가지원을 받고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