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정지원 특파원】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가 증오 범죄 퇴치를 위해 1000만달러(약 117억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소로스는 지난 대선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증오 범죄에 맞서기 위해 자신 소유하고 있는 펀드에서 1000만달러를 증오범죄에 맞서는 시민단체들에 기부키로 했다.
소로스는 NYT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무슬림(이슬람교 신자)과 멕시코 이민자, 여성들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급증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헝가리 태생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로스는 "이민자들을 향한 어둠의 세력에 우리는 대처해야 한다"며 "증오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무언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먼저 500만달러를 기부한 뒤 자신의 비영리 재단인 '열린 사회 재단'을 통해 각 지역에 기반을 두고 증오범죄를 추적하는 시민사회 단체에 최대 15만 달러씩 나눠줄 계획이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소로스는 민주당의 강력한 후원자로 올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소로스는 그러나 이번 기부 결정이 트럼프를 겨냥한 정치적인 행위는 아니라며 "다만 증오범죄 증가의 책임이 히스패닉계 이민자나 여성, 무슬림, 그리고 다른 단체를 향한 트럼프 당선자의 선동적인 발언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국에서 증오범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 남부 앨라배마주 소재 인권단체 남부빈민법센터에 따르면 대선이 열린 이후 미 전역에서 증오행위 및 증오범죄와 관련한 신고가 700건 이상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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