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아산상 대상을 받은 요셉의원의 이문주 원장신부(오른쪽)와 신완식 의무원장이 의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9년간 쪽방촌 거주자와 노숙인 등 사회 소외계층에게 참인술을 펼친 요셉의원(원장신부 이문주)이 '제28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25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28회 아산상 시상식을 열고 대상에 선정된 요셉의원을 비롯해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총 6개 부문 수상자 12명(단체 포함)에게 총 7억7000만원의 상금을 시상했다. 대상 수상자인 요셉의원에는 상금 3억원이 수여됐다.
대상을 받은 요셉의원은 봉사자 700명과 후원자 8000명이 노숙인, 쪽방촌 거주민, 독거노인, 알코올중독자, 외국인노동자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60만명의 환자를 무료진료했다.
이문주 요셉의원 원장신부는 "한 사람의 뜻으로 시작된 요셉의원은 많은 사람의 손길이 모인 덕분에 소외된 계층 모두를 위로하는 의료복지의 상징이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원장신부는 "상금은 환자들의 자립과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 전용시설 확충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요셉의원은 선우경식 초대 원장이 1987년 서울 신림동에 소외계층을 위한 병원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이후 신림동 재개발로 인해 영등포로 시설을 옮겼다. 2008년 선우 원장이 별세한 뒤 당시 지도신부였던 이문주 신부가 원장을, 여의도성모병원 감염내과 과장을 지낸 신완식 박사가 의무원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요셉의원은 자원봉사와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뿐만 아니라 방사선사, 간호사 등 환자들이 만나는 모든 사람은 자원봉사자이며 병원 운영도 정부의 지원 없이 후원자 8000명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만 운영된다. 요셉의원에서 봉사하는 의사들은 본업이 마무리된 저녁에 요셉의원을 찾아 환자들을 진료한다. 의료봉사자 100명이 일정에 맞춰 20개 진료과를 운영하며 하루 평균 100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신완식 박사 또한 1주일에 세 번 내과 진료를 보고 있지만 월급으로 받는 100여만원을 모두 요셉의원 후원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일반 봉사자의 역할도 크다. 처음 내원한 환자들을 상담하고, 병원 살림을 꾸리고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모두 봉사자들의 힘이다. 이들은 법률상담과 식사 제공, 미용서비스 및 목욕서비스, 인문학 강의 및 음악치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의 자립과 재활을 돕는다.
요셉의원은 지난 2013년 필리핀 깔루깐에도 병원을 열었다. 지난 한 해에만 6000명의 환자를 진료했으며 어린이 무료급식, 장학사업 등을 통해 지역 어린이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박종철 원장(박종철신경정신과의원)은 50년간 국내외 뇌전증(간질) 환자 치료에 몸담으며 사회에 많은 기여를 했다.
뇌전증 환자단체인 '장미회' 설립을 이끄는 등 사회봉사와 네팔 뇌전증협회 설립, 오지마을 병원 설립, 한국생명의전화, 자살예방협회 등 다양한 사회복지에 많은 기여를 했다.
사회봉사상 수상자인 한국SOS어린이마을은 지난 1963년부터 부모가 없거나 보살핌을 받을 수 없게 된 취약계층 아동을 돌보며 아동복지 증진에 기여했다.
아산상은 1989년 아산재단 설립자인 아산 정주영 초대 이사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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