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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트럼프측 반대에도 美 위스콘신주 재검표 내주 시작

【뉴욕=정지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선에 재검표 바람이 불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힐러리 클리턴 측은 특별한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들과 전문가들도 과거 사례를 들며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질 스타인 녹색당 대선 후보가 이번 선거의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이었던 위스콘신주 당국에 재검표를 공식 요구하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캠프도 재검표 참여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위스콘신 선관위원회는 스타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곧 재검표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는 위스콘신주에서 0.8%(2만225표)라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클린턴을 제압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에 따르면 스타인 후보는 이번 대선에 또 다른 주요 경합주로 꼽혔던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건주에서도 재검표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진영의 마크 엘리아스 변호인은 “캠프 자체 조사에서 대선 투표시스템에 대한 어떠한 해킹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위스콘신에서 재검표 과정이 시작된 만큼, 모두에게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질 스타인이 계획대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도 재검표를 추진한다면 이들 주에서도 마찬가지로 재검표 진행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 관계자들은 재검표가 진행된다 해도 대선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이 미 전역 득표 수에서 트럼프에게 약 200만표 앞선 가운데 재검표까지 이뤄진다면 '대선 불복' 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클린턴에 비해 미 전국 투표에서는 200만표 가량 적게 받았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우위를 차지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자측은 재검표 요청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선거는 이미 끝났다. 클린턴도 나한테 축하 전화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며 “재검표 요구는 이미 승복한 선거에 대한 녹색당의 사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국민은 이미 의사를 밝혔고 선거는 끝났다. 우리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스콘신 주의 재검표는 빠르면 28일부터 시작되는 주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선거가 공정했으며 해킹이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당일 투표과정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번 선거는 미국인의 의지를 정확하게 반영했기 때문에 우리는 선거결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jjung7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