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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화폐교환, 경제성장 걸림돌"

인도중앙銀, 현금부족에 경제성장률 0.5%P ↓

인도의 화폐교환이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이 우려했다. 화폐교환으로 현금위기가 고조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경제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RBI는 이날 경기전망에서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달 8일 기존 500루피(약 8600원), 1000루피 지폐를 사용금지하고, 이를 신권으로 교체하면서 시작된 현금위기가 우려했던대로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조처로 인도 화폐유통의 86%가 사라지면서 경제활동이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인도 경제는 일상 거래의 90% 이상을 현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

애널리스트들은 7.3% 성장세를 기록했던 인도 경제가 앞으로 2분기 동안 1%포인트 성장률 둔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BI는 현금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해 화폐교환을 위해 늘어선 긴 줄이 경제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백만 인도 사람들이 사용이 금지된 돈을 입금하거나 신권으로 교체하기 위해 하루 종일 은행 앞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권 교체나 입금은 일일, 주간 단위 한도가 있다.

RBI는 성명에서 "화폐교환 역풍에 따른 공급 차질이 올해 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면서 "여전히 발현되지 않은 효과들로 인해 경제에는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고 경고했다.

RBI는 현금위기에 따른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주요 경기지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올 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은 7.6%에서 7.1%로 낮아졌다.

이를 타개할 신권 공급은 지지부진하다. 사용금지된 14조루피(약 240조원) 가운데 80% 이상이 회수됐지만 지난 한 달간 RBI가 공급한 신권 규모는 4조루피에 불과하다. 인도 경제에서 10조루피가 사라진 셈이다.


이같은 현금 부족에 따른 경제 혼란 상황에서도 RBI가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RBI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기준금리는 6.25%로 동결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경제활동이 손상을 입었다면 RBI의 일단 지켜보자는 접근방식은 지나치게 느긋했던 것으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