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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특검, 정호성 통화 녹취록으로 뇌물혐의 입증에 수사 집중

특검팀, 첫 수사회의
대통령.최순실 통화 녹음 지시내용 등 확인 통해 수사 방향 결정할 듯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검찰의 수사기록 검토와 검찰이 확보한 증거물 분석작업을 병행하며 수사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특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기소)의 통화 녹취록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이의 범죄 혐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최씨 뇌물 규명 집중 가능성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8일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 가운데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녹음파일 녹취록을 수사팀 내부에서 살펴보고 있다"며 "녹음파일은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보관 중인 음성파일 자체는 특검에 공유되지 않았으나 검찰이 정 전 비서관의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정호성 녹음파일'을 문자로 옮긴 녹취록을 받아 검토 중이라는 얘기다.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에서 심부름꾼 역할을 한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나 최씨와 각각 나눈 대화를 자동녹음 애플리케이션으로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녹취록을 분석해 박 대통령과 최씨의 지시내용 등을 확인하고 검찰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규정한 일련의 사태에서 이들이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악, 수사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분석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검팀은 이날 첫번째 '수사회의'를 가졌다. 이 특검보는 "현재까지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앞으로 수사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오늘 처음으로 특검보 회의를 했다"며 "사무실 임차, 파견검사 등 인력확보 문제, 기록검토 등 수사준비사항 체크 등이 안건이었다"고 전했다.

특검 수사는 다음주 초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특검 사무실이 입주할 서울 대치동 건물에서는 보안설비 설치 등 내부공사가 진행 중이며 특검팀은 다음주 초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실 사용 준비가 완료되면 검찰 수사기록 인수인계, 기록물 분석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며 특검팀은 강제수사, 참고인.피의자 소환 등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한편 최씨 측은 이날 국정농단 의혹의 유력한 물증으로 제시된 태블릿PC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최씨 측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과 최씨의 관계를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들이 최씨가 태블릿PC를 쓰지 못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해 다행"이라며 "태블릿PC는 최씨 것이 아니다. 검찰이 최씨 소유로 단정하고 어마어마한 추궁과 압박수사를 했지만 일관되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측, 태블릿PC 조작설 제기…"김기춘 몰라"

그러면서 "태블릿 화면을 보면 저장된 자료가 전문가에 의해 정열돼 있다"며 "수사로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씨 소유가 100% 확실하다"고 반박하고 있어 법정에서 원주인과 출처 등을 둘러싸고 쌍방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최씨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9일이다.

앞서 지난 10월 그 존재가 드러난 문제의 태블릿PC는 청와대 외교.국방 관련 주요 대외비문서가 대거 저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