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입된 경기연정을 담당하는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는 "혼란한 시국일수록 협치가 필요하다"며 "지금이 연정의 가치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수원=장충식 기자】"위기 속에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처럼 지금이야말로 협치가 가장 필요한 시기입니다. 연정의 가치는 지금부터 발휘될 것입니다"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사진)는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 경기 연정(연합정치) 2기가 위기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11일 이같이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남 지사 탈당으로 여당 역할을 하던 새누리당이 야당으로 바뀌면서 연정의 의미가 퇴색하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연정 실행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강 부지사는 "남 지사 탈당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알고 있다"며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 등 누구도 집권당이 아니기 때문에 협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기연정은 정당을 떠나 경기도민들을 보다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도의회 양당이 진지하게 도정 현안을 논의하면 이같은 목적은 분명히 달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부지사는 올해 초까지 경기도의회 의장직을 맡아 활동하다 지방선거 출마로 퇴임한 후 지난 11월 연정부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 역시 연정부지사를 맡으면서 공무원으로 신분을 갖추기 위해 10여년간 몸을 담아 온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강 부지사는 "연정부지사에 지원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낼 때도 있을 것이고 도정에 도움이 된다면 방향이 달라도 양당의 가치를 살리는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부지사는 이런 과정을 겪은 탓에 남 지사를 가장 많이 이해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두 사람 사이에 탈당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정당을 떠나 경기도정만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같은 목적도 생긴 셈이다. 강 부지사는 남 지사 탈당에 대해 "정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탈당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이 황량한 벌판에 혼자 서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고 나름의 상황 속에 진정성을 갖고 결단한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연정이 남 지사의 성과로 평가되는 데 대해 "그렇다고 해도 연정이 성공하길 바란다"며 "연정을 통해 좋은 정책이 자리 잡고 도민들 삶이 좋아지면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2기 경기연정의 차별화 전략으로는 "소통의 강화가 필요하다"며 "도의회와 시민단체 등 소통을 강화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담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 부지사는 "220여가지의 연정과제를 비롯해 비예산사업까지 도정에 잘 담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모든 일에 진정성을 갖고 한다며 결코 불가능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며 "경기도가 추진하는 공유적 시장경제 등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강 부지사는 이어 "지금은 소수 엘리트가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민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됐고 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면 설 자리가 없게 된다"며 "경기연정은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도민들을 위한 협치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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