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각종 소송에 휘말린 폭스바겐이 배기량 2000cc 디젤 차량에 이어 3000cc 디젤 차량도 리콜하기로 당국과 합의했다. 폭스바겐은 추가 리콜로 10억달러(약 1조1928억원)의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20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미 법무부 등 관계당국과 논의 끝에 미국에 남아있는 8만3000대의 폭스바겐그룹 소속 브랜드 차량들을 수리하거나 되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상이 되는 차종들은 배기량 3L 디젤 엔진을 장착한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차량들이다.
미 환경보호청(EPA)에 의하면 폭스바겐이 부담할 비용은 10억달러 수준으로 이 중 2억2500만달러는 해당 차량들로 인해 발생한 환경오염 개선비용, 2500만달러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정책 지원에 쓰이게 된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9월 환경기준을 속일 목적으로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를 특수 장치를 이용해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민사 및 형사 소송에 휘말려 있다. 폭스바겐은 당초 2000cc 엔진에만 특수 장치가 작동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1월 3000cc 엔진에도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폭스바겐은 올해 10월 미국 소비자들과 집단소송에서 일단 2000cc 엔진 차량 소유자 47만5000명과 미 관계당국과 147억달러를 지불하는 보상안에 합의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합의를 통해 10월 합의에서 빠져있던 3000cc 엔진 차량에 대해서도 보상을 시작하게 됐다.
폭스바겐은 성명을 내고 "고객들을 위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우리의 노력에서 또 다른 중요한 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바겐 미국 법인측은 최종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보상액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거절했다. 미 법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는 현존하는 민사 소송이나 잠재적인 형사 의무를 해결한 것이 아니다"며 아직 해결해야 할 소송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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