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6월 19일 새벽 부산 북구 구포동 모 아파트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집에서 잠을 자다가 깜짝 놀란 정모씨(42)는 즉시 집 밖으로 뛰어나왔고 피를 흘리고 있는 20대 여성을 발견했다. 여성은 아파트 입구까지 뒤따라온 남성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고 성폭행을 당한 것. 도주하는 남성을 발견한 정씨는 지체 없이 뒤쫓았고 300여m를 추격한 끝에 결국 붙잡았다.
#2. 박모씨(23)는 지난달 13일 새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회사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중 ‘사람 살려’라는 다급한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간 박씨의 눈앞에 불에 타고 있는 원룸 주택 건물이 보였다. 박씨는 즉시 119에 신고했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사다리를 이용해 2층 난간에 매달린 남성을 구조한 박씨는 신속히 건물로 들어가 방문을 두드리며 잠을 자고 있던 주민들을 깨워 대피시켰다.
정씨와 박씨 등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을 검거하거나 인명을 구호한 시민들이 올해의 용감한 시민으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22일 연말연시를 맞아 ‘2016 경찰청 용감한 시민’을 선정, 포상했다. 경찰은 전국의 용감한 시민들 중 특히 귀감이 되는 시민 16명을 선정해 이들의 공적을 알리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올해 처음 경찰청 차원에서 용감한 시민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에 용감한 시민으로 선정된 16명은 정씨와 박씨 외에 빗길에 넘어진 통학버스 유리를 깨고 들어가 차안에 있던 유치원생 21명 전원을 구출한 신모씨(50), 금은방에 침입해 귀금속을 빼앗아 달아나는 강도를 붙잡은 심모씨(47), 우울증을 앓던 여성이 자살하기 위해 하천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뛰어들어 구조한 김모씨(57) 등이다.
경찰은 이들 16명에게 경찰청장 명의의 감사패와 기념선물을 수여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용감한 시민을 선정, 포상할 계획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우리사회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용감한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 치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용기와 희생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시민들이 계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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