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달 취임을 앞두고 자신의 자선재단인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 업무를 이행하는데 이해 상충 소지를 없애기 위해 재단을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해 상충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라며 “대통령직과 갈등을 빚을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 자선활동에 대한 나의 관심을 다른 방식으로 추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가 구체적으로 언제 재단을 해산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재단 해체에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참모진들과 변호사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자신의 자선재단이 그동안 참전 용사와 경찰관, 어린이 등을 위해 수백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의미 있는 일들을 많이 해왔다면서 “재단이 수십 년간 기본적으로 무상으로 운영돼 온 것과 자금을 100% 자선 목적으로 쓴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재단은 지난 수년간 각종 규제 위반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비영리 감시기구인 가이드스타에 따르면 트럼프 재단은 지난 2015년 기금과 자산의 사용에서 국세청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재 뉴욕주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뉴욕 검찰청은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재단 폐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뉴욕주 검찰의 에이미 스피털닉 대변인은 “트럼프 재단을 아직 조사 중이며 조사를 완료할 때까지 재단은 법적으로 해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WP는 또한 트럼프 당선자가 과거 재단 자금 25만8000달러(약 3억원)를 본인 사업 관련 소송비용으로 돌려썼다고 지난 9월 보도한 바 있다.
미 연방 하원 정부개혁위원회의 엘리야 커밍스 의원(민주)은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가족이 이해충돌 문제를 인지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앞으로 정리해야 될 일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커밍스 의원은 “대통령직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라며 “트럼프가 18개국에서 111개 이상의 사업체를 갖고 있는 이상, 사람들은 그의 신뢰도에 항상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도 자신의 개인 재단인 '에릭 트럼프 재단'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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