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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수익증대 불구 감세정책 불만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기업들이 최근 생산자물가 상승 등으로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세금 부담을 놓고선 당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감세 정책으로 올들어 11월까지 기업 등의 세금 부담이 4699억위안(약 82조원) 가량 줄었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세금이 과도하다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연간 영업수입(매출) 2000만위안(약 35억원) 이상 기업의 올해 1~11월 이익 총액은 6조334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로 8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11월 이익 총액은 7745억7000만위안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4.5% 급증하면서 전달보다 4.7% 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생산자물가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통계국 공업국 허핑 박사는 "기업 이익이 급증한 것은 11월 생산자물가 증가율이 3.3%로 전달 보다 2.1%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컴퓨터 통신, 기타 전자설비 제조업의 이익이 45.4% 증가한 것을 비롯 전용설비 제조업과 석유 가공 업종도 각각 17.9%, 162.7%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11월 생산자물가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기업 이익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이 올해 세제 개혁으로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였다고 주장한 반면 기업들은 세금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은 27일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5~11월 건축·부동산·금융·생활서비스 등 4대 시범 업종에 대해 중복과세 우려가 있는 영업세를 부가가치세로 전환해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 6409억위안으로 세금감면 효과가 14.7%(1105억위안)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 이전 금액과 당초 부가세 업종의 세금 감면, 개인 등을 합치면 영업세를 부가세로 전환해 발생한 세금 감면액은 4699억위안으로 집계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세금을 더 낮춰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세금 부담은 2000년 21%에서 2010년 36%, 지난해 37%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은행(WB)도 올해 중국 기업의 세금 부담이 세계 12위라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의 일반 법인세율은 25%로 한국의 최대 법인세율 22%보다 높다.
특히 미국 도널프 트럼프 당선자가 35%의 법인세율을 15%로 내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유리왕'으로 불리는 푸야오 글래스 차오더왕 회장이 과도한 세금을 이유로 미국에 10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데 이어 대표 음료기업인 와하하그룹의 쭝칭허우 회장은 트럼프 당선자의 감세 공약이 실물 경제를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도 세금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내년에 대규모 감세와 비용 인하 등을 예고한 가운데 규모가 7000억위안 이상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h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