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트럼프 취임 즉시 '오바마 지우기' 착수

스파이서 대변인 내정자 "이민개혁.총기 규제 등 오바마 행정명령 다수 폐기" '러 외교관 추방' 결정도 관심

【 뉴욕=정지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즉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중 다수를 폐기할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자의 대변인이 밝혔다.

숀 스파이서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1일 미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8년간 경제 성장 및 고용창출을 방해하는 행정명령을 내려왔다"며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즉시 이를 폐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트럼프 당선자가 오바마 행정부의 어떤 행정명령을 폐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과 환경, 에너지 규제, 외교 정책 등을 비판하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오바마의 대다수 행정명령을 폐기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불법체류자 추방유예를 담은 이민개혁 행정명령과 총기 구매자의 신원규제를 강화한 총기규제 행정명령, 환경과 에너지 관련 규제 등을 폐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컴퓨터 해킹을 통해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치로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러시아 외교관 추방 명령도 폐기 대상에 오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파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에 대해 "과연 적절한 조치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는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정립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까지 미국에 맞대응을 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힌 사실을 언급하면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도 전부터 국내외에서 성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한 트럼프 당선자가 워싱턴 정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고위급 공직자들의 퇴직 후 5년간 로비스트 활동을 금지하고 이들이 외국 정부를 위해 복무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개혁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비스트 규제방안에 대해 "아주 전향적인 생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봉사하기를 원한다면 자신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jjung7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