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를 위한 사업이라는 비난 무시
야전상황 고려한 성능평가도 없이 주먹구구
군 당국이 대북확성기 사업에 대한 특혜논란과 성능미달을 알고서도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사실이 3일 뒤늦게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와 국군심리전단 관계자는 이날 최근 전력화를 마친 대북확성기 사업이 사실상 부실한 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사업결과를 설명했다.
파이낸셜뉴스가 지난해 4월 12일 최초로 대북확성기 사업에 대한 의혹보도를 한지 약8개월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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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특혜논란 알면서 마이웨이
대북확성기 사업을 주도한 심리전단 관계자는 "사업계획서상 지난해 11월30일까지 전력화를 완료하기로 돼 있었지만 기간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연배경에 대해 "고정형 확성기 24대와 이동형 확성기 16대의 도입과정에서 고정형 확성기 1대에 대해 설치 인근 지역 주민의 민원이 제기돼 장소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동형 확성기는 11월30일 납품됐지만 최종 검수 과정에서 자동차 안전성능 검사증 미제출, 차량 쉘터 도어 부분에 누수가 발생한 문제점이 발견 돼 12월6일까지 재납품과 재검수를 실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라 재개됐고,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확성기 추가 도입 사업은 긴급 입찰공고를 통해 일사천리로 진행돼왔다.
군 당국의 대북확성기 도입계획은 입찰공고 단계에서 부터 ‘비리의혹’에 부딪혔다. 심리전단 관계자가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입찰제안서를 바꿨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7월중으로 완료해야할 '성능검사'도 9월로 연기해,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대해 심리전단 관계자는 "해당업체에서 성능평가 시점을 9월23일까지 연기해 달라고 공문을 보내왔었다"며 "자체 시행평가 과정 등을 지켜봤을 때, 납품이 가능하다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업체에 지급해야 할 사업비 가운데 14억원의 지체상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지급했기 때문에 성능평가 연기로 인한 부분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월로 연기해준 성능평가에서도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는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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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상황 검토 고려 'NO'
심리전단은 9월 성능평가에서 오전·오후·심야에 걸쳐 총 4차례 성능평가를 실시했지만, 오후 평가에서 소음이 섞여 대북확성기 방송이 제대로 들리지 않자 오후 평가를 결과에서 제외시키는 편법을 사용했다.
때문에 평가 계획 자체가 사업 준비단계서부터 마련된 것이 아니라 상황을 지켜보면서 심리전단이 임의로 세울 수 있도록 짜맞춰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소리는 바람, 습도 주변 소음 등 주변의 변수에 따라 들리는 거리가 달라지는데 이러한 매개변수가 입찰제안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심리전단 관계자는 "성능평가에서는 음악측정과 현장에서 들리는 명료도 2가지를 검증했는데, 음악측정의 경우 여러가지 제한이 있어 인증기관이 실험실에서 측정한 수치값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야전상황에 맞춰 이격지점 10km에서 맞대응 방송을 실시해 봤냐'는 질문에는 함참 관계자는 “실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펠소닉'이라는 국내업체가 제작한 시제품을 성능평가 당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납품된 확성기의 사진’과 모‘델명’의 공개를 요구했지만, 심리전단 관계자는 “보안사항”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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